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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글로벌 칼럼 | 구글-애플의 협력이 MS의 AI 지배력을 무너뜨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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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AI 분야의 선두 주자다. 27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마이크로소프트의 시가총액은 3조 1300억 달러(약 4,218조 원)로, 지구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회사다. 이런 상승세는 오늘날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챗GPT를 만든 오픈AI와의 투자 관계 덕분이다. 오픈AI의 GPT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깃허브, 윈도우, 마이크로소프트 365 등 거의 모든 제품에 내장하고 있는 생성형 AI 도구인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의 기반이다.
ITWorld

ⓒ Solen Feyissa/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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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의 AI 우위는 극복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기술 분야에서는 상황이 빠르게 변할 수 있다. 애플은 구글의 생성형 AI 도구 제미나이를 아이폰에 탑재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며, 협상이 성사되면 생각보다 빨리 마이크로소프트의 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

동시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업계 최고의 AI 인재를 영입하고, 코파일럿의 개선된 버전을 출시하기 위해 맹렬히 경쟁하고, 코파일럿 수익화를 시작하는 등 AI 주도권을 확장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구글과 애플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성을 무너뜨릴까, 아니면 마이크로소프트가 가까운 미래에도 AI 분야에서 우위를 유지할까? 애플과 구글의 블록버스터급 거래 가능성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근 움직임을 살펴보고, 미국 및 유럽 정부의 반독점법 소송이라는 가장 큰 와일드카드를 통해 상황을 점쳐본다.


구글-애플의 AI 협력 가능성

이 소식을 처음 보도한 블룸버그의 기사에 따르면, 구글과 애플은 올해 말 구글의 생성형 AI 도구 제미나이를 아이폰에 탑재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다. 블룸버그는 "AI 산업을 뒤흔들 블록버스터급 계약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표현은 과장이다. 제미나이는 이미 구글과 다른 기기 제조업체에서 만든 안드로이드 휴대폰에 내장돼 있다. 제미나이가 아이폰에도 탑재된다면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를 제치고 모바일 기기에서 AI를 독점하게 되는 셈이다. 뉴욕 타임즈는 이런 상황을 두고 "사실상 하룻밤 사이에 구글은 챗GPT를 만드는 주요 라이벌인 오픈AI보다 더 많은 소비자에게 자사 AI를 사용하게 만들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거래는 오랜 기간 지속한 애플과 구글의 관계를 연장할 것이다. 구글은 이미 애플 기기에 자사 검색 엔진을 기본 탑재하는 대가로 연간 180억 달러(약 24조 원)를 애플에 지급하고 있다.

계약이 성사되면 제미나이의 사용자 기반은 전 세계 사용자 수십억 명으로,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의 사용자 기반을 넘어서게 된다. 또한 구글이 제미나이를 매우 빠르고 더 강력하게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생성형 AI 도구는 학습된 데이터의 양과 품질만큼 성능이 향상되며, 학습은 도구의 성능과 효과를 개선하는 지속적인 프로세스다. 이미 매일 수십억 명의 사람이 제미나이를 사용하고 있으므로 구글은 챗GPT와 코파일럿이 개선될 수 있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제미나이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에 이런 상황은 데자뷰다. 수십 년 전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운영체제로 전 세계 운영체제를 거의 독점하다시피 했다.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기 7년 전, 모바일 운영체제인 포켓 PC 2000(Pocket PC 2000)을 출시했을 때는 운영체제 독점이 영원히 지속될 것 같았다.

하지만 iOS와 아이폰 하드웨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든 그 어떤 모바일 OS/기기보다 훨씬 뛰어났고, 안드로이드도 마찬가지였다. 스마트폰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OS 지배력은 사라졌다. 구글과 애플의 거래가 실현된다면 AI 분야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제미나이는 모바일 덕분에 챗GPT와 코파일럿을 제칠 것이다.


MS가 여전히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이유

하지만 구글과 애플의 거래가 성사되더라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여전히 AI를 지배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 분야에서 상당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계속 움직이고 있다. 오픈AI는 지난 2023년 GPT-4를 출시했고, 올 여름에는 "실질적으로 더 나은" GPT-5가 출시할 예정이다. 새롭고 더 강력한 버전의 GPT가 빠르게 출시되고 있고, 즉 챗GPT와 코파일럿은 지속적으로 더 강력해지는 중이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구글이 2014년 인수한 AI 스타트업 딥마인드의 공동 창업자 무스타파 슐레이만을 영입했다. 슐레이만은 딥마인드를 매각한 후 또 다른 AI 스타트업인 인플렉션 AI(Inflection AI)를 설립한 인물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슐레이만뿐 아니라 수석 과학자 카렌 시모니안을 포함한 인플렉션의 AI 직원 거의 전원을 고용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세계 최고의 AI 인재들이 모여 오픈AI를 위해 일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수익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파일럿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든 제품군에 내장돼 유료 애드온으로 제공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렇게 얻은 수익을 다시 연구에 투자할 수 있다.

물론 구글과 애플이 거래를 성사시킬 것이라고 예견된 결론은 아니다. 설령 거래가 성사되더라도 얼마나 잘 작동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와일드카드 : 규제 당국

최종 승자는 기술 기업이 아니라 미국 정부에 의해 결정될 수도 있다. 구글과 애플은 모두 주요 연방 반독점 소송에 맞서고 있다. 두 회사의 AI 거래가 조사를 받게 되더라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계약이 체결되기도 전에 연방 정부가 계약을 파기하려고 시도할 수 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체적인 반독점 AI 문제도 안고 있다. FTC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의 협력 관계에 대해 잠재적인 반독점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가 AI 선두주자인 오픈AI와의 거래를 잃을 가능성도 있다.

세 회사 모두 EU와 영국에서도 반독점 조사와 소송에 직면한 상황이다.

향후 어느 회사가 AI를 지배할지는 이들 소송과 조사 결과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 연방 정부의 조치 가능성을 포함해 아직은 너무 많은 것이 불확실하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챗GPT, 코파일럿, 제미나이조차도 최종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editor@itworld.co.kr

Preston Gralla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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