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액 규모, '기존 최고' 2조원 넘을 수 있어…5조4천억 전망도"
"다리 재건에 수억 달러…10년 걸릴 수도"
(볼티모어 AFP=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컨테이너선과 충돌해 붕괴된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 2024.3.26 photo@yna.co.kr |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항에서 발생한 교량 붕괴로 항만노동자 2천여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으며, 보험사들이 많게는 5조원 이상의 보험액을 지급해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 볼티모어 지부장인 스콧 카원은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조만간 일자리가 사라질 ILA 노조원이 2천400명"이라면서 "이들이 급여를 받고 가족을 계속 부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우선 고려사항"이라고 말했다.
메릴랜드주 당국은 전날 새벽 볼티모어 항만을 가로지르는 다리인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가 선박 충돌로 무너지자 항구 운영을 무기한 중단했으며, 일각에서는 5월까지 운영 중단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항만에서 화물을 옮기는 작업이 아직은 일부 이뤄지고 있지만 이번 주 내에 일감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ILA 측 설명이다.
ILA 측은 연방정부 등과 노동자들에 대한 지원 방안을 논의 중이며 메릴랜드주 의회도 이번 사고로 영향을 받은 사람들을 긴급 지원하기 위해 법안을 준비 중이다.
카원 지부장은 하지만 "아직 명확한 답이나 길이 없다"면서 노동자들이 일용직인 만큼 항구가 문을 닫을 경우 생계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산 당시에도 물류가 멈추지 않았다면서 "이번과 같은 일은 겪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보험사들이 천문학적 보험액을 지급해야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볼티모어항은 작년 처리량 기준 미국 9위인 주요 수출입항이고, 사고로 인해 자동차를 비롯한 화물 물류에 지장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의 업계 인사를 인용해 아직 명확한 보험액을 추정하기는 이르지만 교량 붕괴, 물류 혼란, 인명 피해 등에 따라 보험사들이 거액을 지출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충돌이나 기름 유출 등의 재난에 대비해 선박이 가입해야 하는 책임보험과 관련, 사고 선박의 보험사인 브리타니아 P&I 클럽 측은 선박관리인 및 관계 당국과 사실 확인 및 대응을 위해 긴밀히 논의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해상보험업계 관계자는 다리 붕괴를 포함해 이번 사고에 따른 책임보험 지급액이 기존 최고 기록인 2012년 코스타 콩코르디아 크루즈선 사고 당시의 15억 달러(약 2조원) 규모와 비견할 만한 수준일 것으로 봤다.
신용평가사 모닝스타 DBRS의 마르코스 앨버레즈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항만 봉쇄 기간 및 사업 지장에 대한 보상의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험액이 20억∼40억 달러(약 2조7천억∼5조4천억원)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부동산·화물·해상·책임·무역신용 등 다방면에 걸쳐 손실 가능액을 평가하고 있으며, 수십억 달러 규모에 이를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또 연방정부가 부담할 예정인 교량 재건 비용은 6억 달러(약 8천억원) 정도라는 추산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다리 재건에 수억 달러의 비용과 수년간의 시간이 들 수 있다는 전문가 견해를 전했다.
해당 다리는 1970년대 건설 당시 5년에 걸쳐 현재 비용으로 환산해 3억1천600만 달러(약 4천258억원)가 들었다.
존스홉킨스대 벤자민 W.셰이퍼 교수는 "상당수의 민간 인프라 건설을 겪어봤는데 10년 미만인 경우가 드물었다"고 말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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