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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미국 대하는 네타냐후, 버릇없는 10대 같아" 이스라엘 내부서도 십자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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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마냥 반항, 모욕… 미국은 부모 아냐"
'대체 불가 자산' 미국과 관계 경색에 비판
유엔 안보리 '휴전 촉구'에도 협상 또 좌초
한국일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18일 예루살렘에서 열린 미국 주요 유대인 단체장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예루살렘=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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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미국 간 갈등의 골이 나날이 깊어지는 가운데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대미 전략'을 두고 비판이 커지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의 필수불가결한 파트너 미국과의 관계를 망치고 있다는 것이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휴전 회담이 다시금 결렬 수순에 접어들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인질 석방을 요구하는 시민들에게도 원성을 샀다.

"이스라엘의 짐" 내부서도 비난 일색


영국 가디언은 26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는 조 바이든 행정부와의 관계에 대해 이스라엘 비평가들의 날카로운 비판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이스라엘과 미국 사이 파열음은 극에 달했다. 지난 25일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휴전 촉구 결의안에 '거부권' 대신 '기권'을 택했다. 결국 결의안은 통과됐고, 반발한 이스라엘은 미국에 정부 대표단을 파견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미국도 "매우 실망스럽다"며 이스라엘의 결정에 유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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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32614090000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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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26일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방부 청사(펜타곤)에서 회담을 가진 가운데, 이스라엘과 미국 국기가 회담 테이블에 놓여 있다. 알링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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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의 대립 격화에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좌파 성향 이스라엘 매체 마리브 칼럼니스트 벤 캐스핏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는 대체할 수 없는 이스라엘의 유일한 자산인 미국을 두고 도박하고 있다. 그는 우리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좌파 성향 매체 하레츠도 이날 사설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이스라엘의 짐", "이스라엘 파괴의 대리인"이라며 강하게 질책했다.

중도우파 성향 현지 매체 예디오스아로노스 칼럼니스트 나훔 바네아도 이날 "네타냐후 총리는 버릇없는 10대가 부모를 대하듯 끊임없는 반항·모욕·스캔들로 미국을 대한다"며 "워싱턴 행정부는 부모가 아니고 결국 그에게 질렸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가디언은 이런 비판 물결을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이스라엘 사회가 분명하게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입장에서 미국은 재정적 지원, 무기 공급원에다 외교적 지원 사격까지, '물심양면' 도움을 줄 대체 불가한 파트너다. 전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 가브리엘라 샬레브는 "정부 차원에서는 긴장이 있지만 대부분의 이스라엘 국민은 (미국과) 관계 개선을 원한다"고 미국 CNN방송에 말했다.

"도하 떠난다"는 이스라엘… 휴전 협상 또 좌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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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시민들이 26일 텔아비브에서 미국이 중재한 인질 교환 협상 결렬에 분노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비판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텔아비브=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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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문만 무성했던 유엔 안보리의 휴전 촉구 결의안은 정작 효과를 못 내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 고위 관리는 하마스의 무리한 요구로 협상이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다며 이스라엘 협상단이 휴전 회담 중이던 카타르 도하를 떠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이번 협상에서도 하마스 측은 가자지구 군사 작전 종식을 요구한 반면, 이스라엘은 이를 끝내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휴전 협상이 다시 좌초된 데 분노한 이스라엘 시민들은 이날 텔아비브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인질 가족과 지지자 약 300명은 협상을 성사시키지 못한 네타냐후 총리를 비판하며 인질 석방을 촉구했다.

김나연 기자 is2n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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