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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기고] 21대 국회 평가와 22대 국회에 바라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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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헌법학)

머니투데이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헌법학)


제21대 국회는 민주화 이후 가장 독선적으로 운영됐던 국회라 평가할 수 있을 듯하다. 지난 총선에서 180석이라는 다수 의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은 의석수를 앞세워 '입법 폭주'라는 말이 되풀이될 정도로 일방적인 국회 운영으로 비판을 받았다. 21대 국회 전반기는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의 일방적인 국정운영이, 후반기는 윤석열정부와의 치열한 갈등 양상이 문제됐다.

이러한 국회 운영을 국민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국민의 평가는 2022년 대선에서 예상을 뒤엎고 윤석열 후보가 박빙의 승리를 거둬 정권이 교체됐다는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대선 결과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국정운영 및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비판적 평가에 따른 것이지만, 민주당이 지배하는 국회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작용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탈북민 관련 인권단체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로부터도 비판받았고 결국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했던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의 일방적 처리나, 20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군소정당들의 협력을 얻어 제정했던 '공수처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21대 국회에서 과반 의석을 얻은 이후 일방적으로 개정한 것 등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평가가 지난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정권교체 이후에도 정부-여당과 야당이 지배하는 국회 사이의 날카로운 대립과 갈등은 계속됐다. 그로 인해 이번 4·10 총선에서는 정권심판론에 대응해 민주당이 장악한 국회에 대한 심판론까지 나오고 있다.

이러한 21대 국회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거울삼아 제22대 국회는 성공적인 국회로 자리매김될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다음의 몇 가지 점이 달라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양대 정당의 어느 쪽도 일방적으로 독주할 수 있는 의석을 갖지 않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권력분립의 논리는 국회 내에서도 적용돼야 하며, 한 정당이 독주할 수 있는 구조는 결국 권력의 오남용으로 이어질 뿐이다.

둘째, 국회의원들이 선거 때가 아니더라도 국민들의 비판에 민감할 필요가 있다. 과거 대북전단금지법을 비롯해 공수처법 등에 대해서도 다수의 국민 또는 전문가들이 입법의 부당성을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한 결과가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 또는 공수처의 무력화로 나타나고 있다. 국회의 의석수를 앞세우기보다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면서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

셋째, 민주정치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다. 그런데 최근 진영 간의 갈등과 대립이 심해지면서 여야의 협력은 찾아보기 어렵고, 과도한 갈등이 여러 가지 우려를 낳고 있다. 과거의 망국적 영호남 갈등을 재현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여야 간의 대화와 타협이 활성화돼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여야는 상호 비난보다는 민생 현안에 대한 정책경쟁에 힘써야 할 것이다.

2024년 대한민국은 세계적 변화의 큰 흐름 속에 있다. 대한민국 경제의 재도약, K-팝(K-POP)을 비롯한 한류 문화의 성장, 북핵 위기 극복 및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발전 등은 정치적 리더십의 합리성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22대 국회는 국민의 정치불신을 극복하고 새로운 민주적 리더십을 보여주기를 소망한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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