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이소울] <2> 가사서비스
임산부-맞벌이-다자녀 가정 대상… 6000가구서 1만 가구로 지원 확대
76억 원 투입해 전 자치구서 운영… 市 “일과 생활의 균형 지원할 것”
22일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가사관리사 이도경 씨가 집 안을 청소하고 있다. 서울시는 임산부·맞벌이·다자녀가정에 무료로 집안일을 돕는 ‘서울형 가사서비스’ 이용 가구를 올해부터 기존 6000가구에서 1만 가구로 확대하고 지원 횟수도 연 6회에서 10회로 늘렸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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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청소를 하는 건 둘째 낳고 처음이네요.”
22일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지난해 10월 둘째를 출산한 정희운 씨(37)가 이렇게 말했다. 이날 정 씨의 집에는 가사관리사 이도경 씨(70)가 나와 집 곳곳을 청소했다. 정 씨는 “첫째와 둘째가 둘 다 어려 항상 곁에서 돌봐야 해 제대로 청소하긴 어려웠다”며 “청소 베테랑이 와서 집 안을 정리해 주시니 좋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올해부터 임산부·맞벌이·다자녀 가정에 무료로 집안일을 돕는 ‘서울형 가사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용 가구는 기존 6000가구에서 1만 가구로 확대하고 지원 횟수도 연 6회에서 10회로 늘렸다.
● 민간 서비스 대신 ‘무료’ 서울형으로
임신부들은 출산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몸을 거동하기 불편해진다. 자궁경부 길이에 따라 쪼그려 앉는 자세를 피해야 하거나, 배가 불러오며 배뭉침 증상(가진통)이나 몸 부기도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해 7월부터 서울형 가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임산부, 다자녀 가구 등 임신이나 육아로 청소하기 어려운 가정에 무료로 집안일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이다.
지난해 처음 서울형 가사서비스를 이용한 정 씨는 “조산 위험이 있어 움직이기 어려워 사실상 남편이 가사 일을 도맡아 했다”며 “서울형 가사서비스를 신청하고 난 뒤에는 3주 간격으로 전문가가 청소해줘서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지원되는 가사 서비스 항목은 집 안 청소, 설거지, 세탁, 쓰레기 배출 등이다. 옷장 정리 같은 정리수납과 취사, 어르신·아이 돌봄, 반려동물 관련, 입주 청소, 특수 전문자격을 요하는 서비스 등은 제공하지 않는다. 대상은 서울에 거주하는 기준 중위소득 150% 이하 임산부·맞벌이·다자녀 가정이다. 본인이나 가족의 장애나 질병 등으로 가족돌봄 공백이 발생한 가구는 우선적으로 지원한다.
선정된 가구에는 총 10회(회당 4시간)의 가사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 요금은 무료다. 서비스는 희망 신청일로부터 11월 말까지 사용해야 한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 사이에 이용할 수 있다. 통상 민간 서비스로 가사도우미를 고용하려면 132㎡(약 40평)대 아파트 기준으로 1회 4시간에 최소 7만 원 넘게 들기 때문에 부담이 컸다.
● 서울형 가사서비스, 6월까지 수시 접수
높은 만족도를 경험한 정 씨는 올해도 서울형 가사서비스를 신청해 이용하고 있다. 그는 “아이를 셋은 낳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는데 최근 부모급여나 서울형 가사서비스 등의 임산부 지원이 늘어나며 상대적으로 아이를 낳을 때 심리적 부담을 덜 수 있었다”며 “임산부와 출산 가정을 위한 지원 정책이 강화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는 올해 총 76억 원을 투입해 25개 모든 자치구를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신청은 6월 30일까지 수시로 받는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 홈페이지(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서울형 가사서비스는 양육자들이 조금이나마 여유를 갖고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 정책”이라며 “앞으로도 엄마 아빠의 일과 생활의 균형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과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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