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사과, 복지 장차관 파면부터 요구…협의 난항 겪을 듯
"의대정원 500~1000명 줄여야"…전공의 등 불이익시 총파업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에 선출된 대한소아청소년과회장인 임현택 후보가 26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고광송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에게 당선증을 전달받고 있다. 2024.3.2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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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3년 간 의사계를 이끌 대한의사협회(의협) 제42대 회장에 대정부 강경 투쟁을 주장해온 임현택 후보(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가 당선됐다. 임 후보의 당선으로 의대 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임 당선인은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과 관련해서는 '강경파'로 꼽힌다. 임 당선인은 저출생에 따라 의대정원을 500~1000명가량 줄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 20일 정부가 대학별 의대 정원을 발표하자 성명을 내고 "의사들은 파시스트적 윤석열 정부로부터 필수의료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경기도 성남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주재한 의료개혁 민생토론회 행사장에서 필수의료 패키지, 의대증원 등에 대해 항의하던 중 대통령 경호처 직원의 퇴거명령에 불응해 경찰에 연행된 바 있다.
그는 이날 의대증원과 관련해 "의료계가 지금 할 일은 전공의와 의대생들을 믿어주고 그들에게 선배로서 기댈 수 있는 힘이 돼주고, 적절한 때가 되기를 기다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원점에서 (의대 증원 등 관련) 재논의를 할 준비가 되고, 전공의와 학생들도 대화의 의지가 생길 때 협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당선소감을 말했다.
정부는 의대 증원 2000명 백지화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인만큼, 향후 의정갈등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20일 의대 입학정원 2000명 증원과 학교별 배정을 확정했고, 대학 입학 전형 반영 등 후속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며 "5월 내로 후속 조치를 차질없이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의대 교수진을 비롯한 의료인들은 의료개혁을 위해 정부와의 대화에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서울대병원을 방문해 대학총장, 병원장 등을 만나 정부와 의료계의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임 당선인은 대화 조건으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박민수 제2차관의 파면, 의대 증원에 관여한 안상훈 전 대통령실 사회수석 공천 취소가 기본이고 대통령의 사과가 동반되어야 한다"며 "(전공의) 면허 정지 처분 보류 등은 협상 카드 수준에도 들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그는 지난 15일 '전공의 집단 사직 공모' 혐의로 경찰 조사를 마치고 나오며 "의협 회장 선거에서 당선되면 당선인 신분으로 의사 총파업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당선 후 그는 총파업 등을 묻는 질의에 "전공의, 의대생, 교수들에 대해 행정처분이 들어오거나 민·형사상 소송이 들어올 경우 총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임 당선인은 조규홍 장관과 박민수 2차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기도 했다. 또 정례브리핑 도중 의사를 '의새'로 잘못 발음한 박민수 제2차관을 모욕죄로 경찰에 고발했다.
임 당선인 또한 복지부로부터 전공의 집단행동 교사 및 방조 혐의로 고발당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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