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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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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의 반전’ 국민연금, 한미 모녀 지지... 소액주주 표심에 미래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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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송영숙 회장 측 이사 전원 찬성
모녀 39.61% vs 장·차남 37.2% 초박빙
소액주주 지분 향방에 경영권·통합 결판
한국일보

서울 송파구에 있는 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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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그룹과의 통합을 둘러싸고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한미약품그룹의 창업주 아내와 딸이 '캐스팅보트'인 국민연금의 지지를 확보하면서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우위를 점했다. 다만, 소액주주들의 표심에 따라 상황이 뒤바뀔 가능성이 남아 있어 최종 주총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26일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 안건을 두고 “이사회 안이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더 부합한다고 판단한다”며 회사(송영숙 한미약품 회장) 측이 지지한 이사회 구성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창업주의 아내인 송 회장과 장녀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은 통합 대상인 OCI홀딩스의 이우현 회장을 포함한 6명의 이사진을 제시했고, 국민연금이 이들을 지지한 것이다. 이에 따라 모녀 측은 자체 보유한 지분 32.23%에 국민연금 7.38%를 더해 총 39.61%를 확보하며 우위를 점할 전망이다. 반대편인 창업주의 장·차남 임종윤·종훈 형제는 25.86%의 지분에 더해 이들을 지지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지분(12.54%)까지 총 37.2%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지분율 차가 불과 2.4%포인트 안팎이라 나머지 21%에 달하는 지분을 보유한 소액주주들이 28일 주총에서 어느 쪽을 얼마나 지지하느냐에 따라 경영권 향방, OCI그룹과의 통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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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현(오른쪽)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OCI홀딩스 통합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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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통합에 반대해 장·차남이 제기한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도 수원지법에서 기각되면서, 주말까지만 해도 신 회장의 지지로 합병 무산 위기에 놓였던 분위기가 극적으로 반전됐다. 재판부는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이유로 “송 회장 등의 경영권 또는 지배권 강화 목적이 의심되기는 하나, 2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투자 회사 물색 등 장기간에 걸쳐 검토한 바 있고, 내용과 과정을 볼 때 이사회 경영 판단은 존중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경영권 방어의 부수적 목적이 있더라도 현저히 불공정한 방법으로 이루어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이와 같은 형태의 거래가 이사의 충실의무에 부합하는 결정인지는 향후 주총에서 이사진 선임 등의 과정을 통해 주주들의 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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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윤(왼쪽) 한미약품 사장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 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OCI그룹과의 합병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 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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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들 판단에 영향을 미칠 의결자문사의 의견도 분분하다. 국내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 루이스는 통합을 지지하는 회사 측 이사 선임 안건에 찬성했다. 한국ESG기준원은 반대 측 이사 후보를 지지했다. 글로벌 자문사 ISS는 모녀 측 후보 3명과 장·차남 측 후보 2명에 대해 각각 찬성 의견을 내며 중립을 유지했다.

이날 송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송영숙에게 모든 걸 맡기고 떠난다'고 했던 임성기(한미약품 창업주)의 이름으로, 나는 오늘 임주현을 한미그룹의 적통이자 임성기를 이어갈 승계자로 지목한다"고 선언하며 마지막 표심 잡기에 나섰다.

반면 장·차남 측은 "형제의 직계 지분, 신 회장, 디엑스앤브이엑스 지분 등을 포함하면 우호지분은 40.57%에 달한다"며 "법원의 가처분 기각에 대해서는 ‘즉시항고’를 진행할 예정으로, 본안 소송을 통해서도 재판부의 판단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기자 nowl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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