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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윤 대통령 꿋꿋함 좋아”vs“글마는 빨리 내려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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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핫플을 가다] ⑤부산 북갑

경향신문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 북갑 후보가 지난 9일 부산 북구 만덕3주공아파트 경로당에서 주민에게 인사하고 있다. 전 후보 캠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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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낙동강 벨트’는 보수세가 강한 다른 부산·경남(PK) 지역과 달리 진보세도 만만치 않은 지역이다. 그런 만큼 주요 선거마다 전체 선거 승패를 가늠할 수 있게 해주는 민심 풍향계 역할을 해왔다. 부산 북갑(선거구 분구 전 북강서갑)은 18대 ·19대 총선에서는 여당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이 당선됐고, 20대·21대 총선에서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승리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북갑 유권자들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까. 경향신문은 지난 25일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현역 전재수 민주당 후보는 북갑 토박이로, 2006년 지방선거 때부터 지역구를 지켜왔다. 유권자들에게 ‘행님’ ‘누님’이라고 부르는 등 친근한 스킨십은 강점으로 꼽힌다. 국민의힘에서는 지역구 탈환을 위해 부산시장 출신인 5선 중진 서병수 의원을 공천했다. 서 의원은 해운대·기장갑에서 내리 4선을 지내고 진갑으로 지역구를 옮겨 5선을 지냈다. 북구 연고는 없지만 인지도가 높다.

북구 최대 전통시장인 구포시장과 덕천젊음의거리 등에서 만난 유권자 상당수는 윤석열 정부 심판론을 이유로 전 후보를 찍겠다고 말했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도피 출국 논란,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발언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많았다. 구포시장에서 18년간 통닭집을 운영한 전영석씨(65)는 “글마(윤석열 대통령)는 빨리 내려와야지”라며 “일반인들이면 (이 전 장관처럼 출국 금지를) 풀어주겠어? 법을 전공한 사람이 대통령이 그렇게, 그걸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국민들은 법을 쫓으라 하고”라고 말했다.

구포시장에서 10년간 장사를 하고 있는 김모씨(63)는 이 전 장관 논란에 대해 “그거는요,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오네. 그 아를 범죄자를 도피를 시킨 거”라고 했다. 황 전 수석 사퇴가 늦어진 것에 대해서는 “이제 사퇴를 안 시키는 걸 보면서 자기 잘못인 걸 반성할 줄도 알고 이래야 되는데 국민을 위해서 그리 해야 되는데”라며 “지금 왕조 시대도 아니고 자기가 한번 임명하면 그만이다 이리 생각하고 있잖아요”라고 말했다. 또한 “잘못에 대해서 그 사람들(여당) 당히 한마디를 못 하고 완전히 입틀막”이라며 “분명히 바이든 날리면 바이든인데 날리면 이래가지고, 이거는 진짜 저는 상식적으로 보편적으로 귀 막고 입 막고 진짜 이거는 너무 심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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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수 국민의힘 부산 북갑 후보가 지난 15일 부산 북구 숙등역에서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서 후보 캠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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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천젊음의거리에서 만난 대학생 강모씨(28)는 일본 교과서에서 독도 영유권 주장이 늘어났다는 언론 보도를 거론하며 “일본과 되게 가깝게 지냈는데 결과적으로 도움이 안 되는, (일본에) 다 갖다 바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서 후보를 찍겠다는 한 시민도 이 전 장관 논란이 총선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국민의힘 당원이라고 밝힌 구포시장 횟집 사장 정모씨(61)는 “불안해 죽겠어 진짜로, 이번에 저게 뭐고 대사 했잖아요. 그것 때문에 지지율 팍 깎였다 아이가”라며 “대통령님도 솔직히 좀 가만히 계셨으면 좋겠어”라고 했다.

만덕2동에 사는 주부 강모씨(63)는 당이 아닌 인물을 보고 전 후보를 찍겠다고 밝혔다. 그는 “부산에 산다고 한국당을 뽑고 나는 지금까지 그런 건 없어, 무조건 그중에서 조금 나은 사람을 뽑지”라며 “전재수 그분이 좀 믿음이 가고 좀 더 오래 했다”고 했다.

다만 전 후보 지지가 민주당을 지지해서는 아니라는 반응이 많았다. 덕천지하상가에서 15년째 휴대폰가게를 운영해온 강모씨(41)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나 윤 대통령이나) 똑같은 사람이라고는 생각이 들지만 윤 대통령이 지금 너무 못하는 부분이 크다”며 “역대 대통령 중에서 윤석열이 제일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포시장에서 닭집을 운영하는 이정호씨(43)도 “민주당도 그렇게 잘하는 건 아닌데 저쪽은 좀 더한 것 같아서(전 후보를 뽑는다)”고 했다.

반면 서 후보를 찍겠다고 말한 시민들은 서 후보가 집권여당 소속인 만큼 지역을 위해 더 도움이 될 거라고 했다. 횟집사장 정씨는 “국회의원 하실 때도 우리 지역구는 아니지만 잘하셨고 비리가 한 개도 없었고 또 부산시장 할 때도 아무 그거 없이 잘하셨다”며 “대통령이 국민의힘이니까 그 돈도 많이 땡겨올 수 있고”라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는 “저는 솔직히 이재명 그분이 대통령은 안 됐으면 좋겠다. 그분은 사기도 쳤고”라며 “솔직히 나는 깨끗한 사람이 좋아. 우리는 솔직히 그렇게 비싼 과일도 못 먹는데 저거 마누라 그 카드 가지고 사과, 초밥 사먹고 그래서는 안 되거든 대통령(후보는)”라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도 그런 거 한 개도 없다. 단지 처녀때 자기 부인이 그런 그게 있는데 그런 거는 흠이 안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구포동 주민인 주부 전모씨(46)는 전 후보에 대해 “크게 일을 많이 하셨다, 잘하셨다 이건 잘 모르겠다”며 “(서 후보는) 스펙 자체부터 딱 보면 이 사람 능력된다 확실하게 일해줄 수 있겠다 이런 느낌이 확 와닿는다”고 했다. 구포동 주민 김모씨(53)은 서 후보에 대해 “(부산시장 때) 일을 잘하셨다”며 “(전 후보는)일꾼이기보다 (일하는 척) 뭐 흉내만 낸다”고 했다. 김씨는 “의대증원도 그렇고 윤 대통령님의 그냥 꿋꿋하게 밀어붙이는(그런 게 좋다)”고 했다.

비례정당 투표의 경우 진보 유권자들은 조국혁신당을 찍겠다는 응답이 많았다. 김씨는 “우리나라가 지금 법치주의가 아니고 진짜 검사의 나라잖아요”라며 “민주당 쪽은 기득권층들이 돼서 추진력이 지금 없잖아요. 강력하게 할 때는 해야 되는데 자기들 살길만 찾고 몸사리고 이러더라고”라고 말했다. 구포시장에서 20년간 채소가게를 운영한 김모씨(61)도 “민주당이 좀 뭐라 하노 몸을 사리는 것 같은, 사이다 바르는 게 없다는 게 좀 아쉬워. 나는 팍팍했으면 좋겠는데”라고 했다. 통닭집 사장 전씨는 “이재명 그것도 독(재)당”이라며 조국혁신당을 찍겠다고 했다.

보수 유권자는 국민의미래에 표를 몰아주겠다는 답이 많았다. 주부 전씨는 “지역구든 비례든 뭐든 일단은 한 방향으로 가야지 윤석열 대통령에게 힘이 실어진다”며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대통령과 당과 계속 이렇게 부딪히고 또 팽 당하시고, 그냥 신뢰가 떨어졌다”고 했다.

정부심판론 바람이 거센 민심은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뉴스1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4~25일 북갑 선거구 유권자 501명을 조사한 결과 전 후보는 48%, 서 후보는 39%로 조사돼 격차가 오차범위 밖인 9%포인트로 나타났다. 뉴스1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8~9일 조사한 같은 결과에 따르면, 전 후보 48%, 서 후보 41%로 오차범위 내인 7%포인트 격차였다. 대통령실발 리스크의 영향을 받은 중도층 민심이 돌아서면서 2주 전보다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선거 후반부에 보수 지지층이 결집할 수 있고, 21대 총선에서도 전 후보가 여당 박 전 장관을 상대로 2.01%포인트 차이로 신승을 거둔 만큼 선거 결과를 속단할 수는 없다.

전 후보 캠프 관계자는 “그동안 체계적인 계획을 갖고 북구의 변화를 만들어왔다”며 “구포개시장 완전폐업, 금빛노을브릿지 등 인프라 위에 금빛노을공원, 경부선 지하화 등을 더해 북구의 1000만 방문객 2000억원 경제효과 시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 후보 캠프 관계자는 “북구는 새로운 도시 비전과 그랜드 플랜이 필요한 곳”이라며 “서부산 고속철도와 낙동강 리버시티, 고품격 교육, 문화, 환경을 갖춘 명품도시로의 위대한 변화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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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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