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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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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국민·가락특권·히시태그...52cm 투표용지 속 38당의 '눈치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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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선거 모의개표 실습'에서 선관위 관계자들이 비례대표 투표용지 수검표 실습을 하고 있다. 2024.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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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의원 후보자가 확정됐다. 비례대표의 경우 총 38개 정당에서 253명의 후보자를 냈다. 원내 정당은 의석수 등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기준에 따라 기호가 매겨진다. 원내정당의 뒤를 잇는 원외정당 기호는 가나다 순으로 정해진다. 이에 따라 유권자의 눈길을 사로잡거나 실수를 유발해 한 표라도 더 얻으려는 원외정당들의 치열한 눈치 다툼이 투표용지에 그대로 녹아든 모습이다.

26일 선관위에 따르면 4·10 총선에서 사용되는 비례대표 투표용지 길이는 51.7cm다. 35개 정당이 후보를 냈던 지난 총선(48.1cm) 때보다 3.6cm 더 길어졌다. 38개 정당이 이름을 올리면서 역대 최장 투표용지가 탄생했다. 개표를 보조하는 기계가 감당할 수 있는 길이를 넘어서면서 비례대표는 100% 수작업을 통해 개표가 이뤄지게 됐다.

비례대표 용지에는 기호 3번부터 40번까지 표시된다. 기호 1·2번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지역구 투표에만 참여한다. 양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과 국민의미래가 기호 3·4번을 차지한 가운데 녹색정의당(5번), 새로운미래(6번), 개혁신당(7번), 자유통일당(8번), 조국혁신당(9번) 등 원내정당이 뒤를 이었다. 이후 10번부터 40번까지 가나다 순으로 배정됐다.

투표용지 기호 10~13번 자리에는 △가가국민참여신당(10번) △가가호호공명선거대한당(11번) △반공정당코리아(12번) △가락특권폐지당(13번)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원외정당 가장 윗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가'로 시작하는 당명을 선관위에 등록했다. 기존 당명에 무리하게 '가'로 시작하는 단어를 결합하다보니 어감상 어색한부분도 있지만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당초 민경욱 전 의원이 대표로 있는 가가호호공명선거대한당이 원내정당 바로 밑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가가국민참여신당이 눈치게임에서 승리하면서 이 자리를 확보했다. 기호 12번 반공정당코리아의 정식 당명은 '가나반공정코리아'다. 당명이 '가나'로 시작하지만 두 당이 '가가'를 앞세운 바람에 순번에서 밀렸다. 대신 선관위에 신청한 투표용지 약칭 당명 사용이 받아들여지면서 용지에 '반공정당코리아'로만 적히게 돼 '가'의 홍수 속에서 돋보이게 됐다는 평가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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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선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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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발상으로 가장 아래 자리를 노린 히시태그국민정책당은 기호 40번을 확보했다. 지난해 '세종신당'이란 이름으로 선관위에 등록된 이곳은 여러 이름으로 간판을 바꿔 달다 지난달 29일 창당대회를 통해 국민정책당으로 당명을 확정하는 듯 했다. 그러다 선관위 후보등록 첫날인 지난 20일 돌연 당명을 '히시태그국민정책당(#국민정책당)'으로 변경했다.

대개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특정한 주제나 내용을 쉽게 검색하기 위해 키워드 앞에 붙이는 샵(#)을 해시태그라고 한다. 히시태그당 측은 훈민정음의 천지인 정신을 계승해 '해'의 모음을 사람을 본뜬 'ㅣ' 로 바꿔 단 것이라 주장한다. 그러나 해시태그의 경우 마지막 자음인 ㅎ 으로 시작하지만 모음 순번이 두 번째라 마지막 기호를 확신할 수 없다고 판단해 히시태그로 명명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거대 양당의 과거 당명을 활용한 정당도 여럿 보인다. △14번 공화당 △23번 대중민주당 △28번 새누리당 △35번 통일한국당 △37번 한나라당 등이 대표적이다. 허경영의 국가혁명당(15번)도 이번 총선에 나선다. 국가혁명당은 '대선 단골인사' 허경영 명예대표를 비례 2번에 내세웠다.

이밖에도 팬클럽이 정당으로 거듭난 사례도 있다. 기호 17번 금융개혁당이 주인공이다. 증권가에서 이른바 '배터리 아저씨'로 불린 박순혁 작가(전 금양 이사) 지지자들이 설립했다. 당초 박 작가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모인 포털사이트 온라인 카페로 시작한 이들은 정당으로 거듭난 뒤 이번 총선에 1명의 비례대표 후보자를 내세웠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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