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의협 신임 집행부 확정…회장은 ‘강경파’
집단휴진·총파업 등 대정부 강경 투쟁 가능성도
전날 의대 교수들 사직 움직임에 의정갈등 난항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이 지난 19일 오전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박민수 차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발하기 위해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방문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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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의대생 동맹휴학과 전공의 집단이탈에 이어 전국의 의대 교수들까지 집단사직에 나서는 가운데 26일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새로운 회장을 선출한다. 의협에 신임 집행부가 들어서면 개원의를 중심으로 집단휴진이나 총파업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의료계 안팎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은 이날 오후 6시에 제42대 회장 선거 결선 투표를 종료하고, 오후 7시께 당선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결선에는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 회장과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후보로 올랐다. 두 후보 모두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방침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으로 이번 의정 갈등에서 강경파에 속한다. 둘 중 누가 의협 회장이 되더라도 정부와 대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임 회장은 앞서 치러진 의협 회장 선거 1차 투표에서 1만2031표(35.72%)를 얻고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의대 증원이 아닌 ‘감원’을 주장하고 있다. 정부와의 협상에 대해서도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의 파면을 선행 조건으로 내걸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15일 경찰 조사를 마치고 난 뒤에는 전국 의사 총파업을 주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 위원장은 1차 투표에서 9846표(29.23%)를 얻어 2위를 기록했다. 주 위원장 역시 의대 증원은 백지화 및 원점 재검토돼야 할 사안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는 의협 비대위 정례브리핑마다 “정부가 공산독재 정권에서나 할 법한 주장을 한다” “마치 범죄 집단의 수괴 대하듯 정부가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 등 강도 높은 발언으로 정부를 비판해왔다.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이 휴대전화 포렌식 참관을 위해 지난 14일 오전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앞서 주 위원장은 지난 6일 경찰에 소환돼 10시간 가량 조사를 받았으며, 지난 8일에도 휴대전화 포렌식 참관을 위해 출석한 바 있다. 이상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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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후보의 주장 모두 정부와의 타협점이 없어 의협의 새 집행부가 꾸려지면 대정부 강경 투쟁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 최근 정부는 미복귀 전공의 면허정지에 대해 ‘유연한 처리’를 주문하며 대화에 나설 뜻을 밝혔다.
의협의 새 집행부가 대화로 노선을 변경해도 전망이 밝은 것은 아니다. 의대 증원 재검토를 요구하면서도 백지화가 곧 ‘0명’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밝힌 의대 교수들과 의협이 합심해 정부와 마주 앉아 대화를 시도하더라도 실질적인 접점을 찾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의료계가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의대생 증원 규모를 도출해야 하지만, 증원을 둘러싼 입장은 아직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27년 만에 성사되는 의대 증원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하는 반면, 의료계는 2000명 증원은 의대 교육의 질 저하와 의료시스템 붕괴로 이어져 무조건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공의들에 이어 의대 교수들도 사직서 제출을 시작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 전국 40개 의대 대부분에서 이날 소속 교수들이 사직서 제출을 시작했거나, 사직하기로 결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국의대교수비대위)는 성명을 통해 “교수직을 던지고 책임을 맡은 환자 진료를 마친 후 수련병원과 소속 대학을 떠날 것”이라며 사직서 제출의 뜻을 밝혔다.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 대강당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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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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