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구진, ‘심층 인공 신경망’ 기술 동원 개발
폐 초음파 영상 보고 신속하게 코로나 잡아내
환자 몰려드는 팬데믹 상황서 활용 기대
폐 초음파 영상에서 보이는 ‘B-라인’ 모습(빨간색 화살표). 폐에서 염증이 발생했다는 뜻이다. 존스홉킨스대 연구진 제공 |
병원 내원자의 폐 초음파 촬영 영상을 인공지능(AI)으로 판독해 코로나19 등 폐 질환 여부를 신속히 알아내는 기술이 개발됐다. 응급실에 호흡기 환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몰려드는 팬데믹(대유행) 상황에서 재빠른 진단과 치료를 가능하게 할 방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과학기술전문지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 등은 24일(현지시간) 미 존스홉킨스대 연구진이 폐 초음파 영상을 AI에 판독하게 하는 방법으로 코로나19와 같은 폐 질환이 있는 환자를 선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메디슨’에 게재됐다.
현재 의료 현장에서 폐는 주로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엑스레이로 찍는다. 공기는 초음파를 반사하는 성질이 있는데, 폐 속에는 공기가 차 있어 초음파로는 볼 수 있는 것이 특별히 없어서다. 하지만 역으로 이 성질을 이용해 폐에서 공기가 아닌 염증이나 체액이 고인 부위를 찾는 것이 폐 초음파의 목적이다.
연구진은 4만여개의 폐 초음파 영상을 활용해 AI의 일종인 ‘심층 인공 신경망’ 기술을 훈련시켰다. 심층 인공 신경망은 사람의 뇌 속 뉴런이 작동하는 원리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다양한 영상을 입력해 학습 기회를 부여하면 스스로 노하우를 습득해 똑똑해지는 특징을 갖고 있다.
연구진은 심층 인공 신경망 훈련의 초점을 폐 초음파 영상에서 나타나는 이른바 ‘B-라인’을 정확히 잡아내도록 하는 데 뒀다.
연구진은 “B-라인은 폐 초음파 영상에서 밝고 수직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띠고 있다”며 “이는 폐에 합병증이 생겨 염증이 일어났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는 폐에 염증이 생기는 대표적인 질병이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이 코로나19와 같은 폐 질환 외에 ‘울혈성 심부전’처럼 다른 질병을 추적하는 데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정 원인 때문에 심장이 신체 내에서 필요한 혈액을 공급할 수 없는 울혈성 심부전이 생기면 폐에 체액이 과하게 쌓이고 호흡곤란을 유발하는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확인할 때 폐 초음파와 심층 인공 신경망을 동원하는 연구진의 기술을 쓸 수 있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은 응급실에 수많은 환자가 몰려드는 팬데믹 상황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을 해야 하는 의사들을 도울 ‘자동 탐지 도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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