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롤리스 전 미국 국방부 아시아태평양안보담당 부차관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내셔널 프레스 빌딩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워싱턴=지수 캐리건 중앙일보 코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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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롤리스 전 부차관의 이력은 상당 부분 공개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그는 미 육군 소속 아시아 방첩 장교로 활동하다 돌연 서울 주재 미국 CIA(중앙정보국) 소속 비밀 서비스 담당 요원으로 주한 미국 대사관에서 근무했다. 당시 그가 맡았던 업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핵개발 프로그램을 저지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로도 그는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안보·핵 전략을 수립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해왔다.
롤리스 전 부차관이 전면에 등장한 것은 공화당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다. 그는 한반도 정책에 대한 정보력과 전문성을 인정 받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로 임명돼 북한의 비핵화 전략 및 실제 협상 등 전 과정을 총괄했다. 한반도 정책을 막후에서 총괄하던 롤리스 전 부차관은 북핵 6자회담이 진행되자 미국 측 부단장을 맡아 직접 북한과 협상을 진행했다.
그는 2004년 무렵 미국이 이라크전 여파로 주한미군을 감축할 당시 관련 협상을 이끌기도 했다. 주한미군과 연동해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하기도 한 ‘매파’로 알려져 있다. 다만 한 전직 외교관은 “주한미군 감축은 당시 이라크전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유연성이 요구되는 측면이 있었고, 감축의 상응조치로는 거액을 동맹 역량 강화에 투입하도록 했다. 미국도, 한국도 동맹으로서 마땅히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원칙론자로, 트럼프의 한·미 동맹 경시 정책을 오히려 바로잡을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외교가에선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협상이 재개될 경우 롤리스 전 부차관이 협상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직접 관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반도 군사·안보 정책을 수립하는 전 과정에서 자문역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그는 지금도 안보 컨설팅 회사 ‘뉴마젤란벤처스’의 대표로 한반도 정책의 주요 자문을 맡고 있다. 이와 관련, 외교 소식통은 "롤리스 전 부차관이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것은 비밀에 가려진 그의 업무 성격 때문"이라며 "한반도 정책과 관련 롤리스는 한국을 파악하고, 상대하며, 관리하는 '미국의 보이지 않는 손'의 역할을 해 온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리처드 롤리스 전 미국 국방부 아시아태평양안보담당 부차관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내셔널 프레스 빌딩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워싱턴=지수 캐리건 중앙일보 코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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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리스는 지난해 CIA 요원으로 한반도의 핵개발 관련 비화를 담은 저서 『핵무기 사냥(Hunting Nukes)』을 출간했다. 서문을 맡은 존 볼턴 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은 “한반도 안보와 관련한 정책 입안자, 정치인, 학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적었다.
워싱턴=김형구ㆍ강태화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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