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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세계와 손잡는 K팝

K팝·라면 '소프트 파워' 수출도 지각변동…중국 제친 대미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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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걸그룹 트와이스가 지난해 6월 미국 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월드 투어 '레디 투 비'(READY TO BE) 콘서트를 하고 있다. JY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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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트와이스가 지난달 발매한 미니 앨범 ‘위드 유-스’가 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빌보드 200’ 차트 1위에 올랐다. K팝 가수가 빌보드 정상에 오른 건 이번이 8번 째다. 미국에서 K팝이 거침없이 질주하는 반면, 중국에선 주춤하는 모양새다. 문화·예술 등 일명 ‘소프트 파워(soft power)’ 분야에서 대(對)미 수출이 대중 수출을 역전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24일 관세청 수출입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국의 음반 수출액(2억9023만 달러)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022년 음반 수출액(2억3138만 달러) 대비 25.4% 늘었다. 10년 전인 2013년 음반 수출액(2736만 달러)의 10배 수준으로 폭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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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기자


두드러진 건 수출국 순위 변화다. 지난해 음반 수출국 ‘톱3’은 일본(1억1917만 달러)-미국(6263만 달러)-중국(3390만 달러)이었다. 부동의 1위 일본을 제외하면 만년 3위였던 미국이 처음 중국을 제치고 처음 2위를 차지했다. 지난 10년 새 중국 수출이 약 10배 규모로 늘어난 동안 미국은 100배 규모로 폭증하면서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인의 한국 단체 관광이 위축한 영향으로 따이궁(보따리상)을 통한 음반 공동구매가 줄었다”며 “문화 콘텐트 분야에 대한 중국 정부의 ‘그림자 규제’도 K팝의 대중 수출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K푸드’의 대장 격인 라면 수출도 미국의 역전이 임박했다. 라면은 지난해 9억5200만 달러를 수출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수출국 ‘톱3’는 중국·미국·네덜란드였다. 그런데 1~2위인 중국·미국 간 격차가 꾸준히 좁혀지는 추세다. 올해 들어 1월 집계한 라면 수출 실적에선 미국(1984만 달러)이 중국(1520만 달러)을 역전했다. 이대로라면 올해 연간 기준 처음으로 미국이 중국을 제치고 라면 수출국 1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미국 공장에서 생산해 현지에서 판매하는 라면 물량이 수출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미 미국 수출량이 중국을 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게임도 대중 수출 비중이 쪼그라들었다. 게임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34.1%에서 2022년 30.1%로 4%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북미(미국·캐나다) 수출 비중은 12.6%에서 11.5%로 1.1%포인트 줄며 선방했다. 이승훈 IBK증권리서치센터 본부장은 “중국 회사를 통해서만 게임을 수출할 수 있도록 하고, 판호(版號·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권) 발급을 까다롭게 제한하는 등 규제로 중국 수출 여건이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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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이미 미·중 패권 갈등에 따라 반도체·자동차나 전기차 배터리 등 ‘하드 파워(hard power)’ 분야에서 미국 수출 약진, 중국 수출 약세가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지난해 미국은 21년 만에 한국의 최대 무역수지 흑자국에 올랐다. 반면 대중 수출은 1년 전보다 19.9% 급감하며 31년 만에 무역수지 적자로 돌아섰다. 수출은 미국, 수입은 중국 중심으로 돌아서 일명 ‘출미입중(出美入中)’ 무역 구조로 바뀌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장상식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하드 파워에 이어 소프트 파워 품목으로 대중 수출 약세가 확산하고 있다”며 “소프트 파워 수출도 중국 밖으로 시장 다변화가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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