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공급망 차질 불가피
LG이노텍 전체매출 87% 차지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고심
LG이노텍 전체매출 87% 차지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고심
아이폰15 프로 블루 티타늄 모델 [사진 = 정호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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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애플에 대한 반(反)독점 소송을 제기하면서 애플 제품에 부품을 공급해온 국내 기업들에서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미국 정부가 아이폰은 물론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워치 등 애플 제품 전체를 겨냥한 만큼 국내 기업들 영향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가장 최신 아이폰인 아이폰15 프로맥스에 탑재된 부품 가운데 3분의 1(원가 기준)이 국내 기업들이 공급하는 부품인 것으로 추정된다.
22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LG이노텍 등 국내 기업들은 미국 정부가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반독점 소송의 향방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당장의 사업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보면서도 중장기적으로 미칠 영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 전자기기 분해 조사기업인 포멀하우트 테크노솔루션이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5 프로맥스를 분해해 조사한 자료를 보면 한국산 부품은 전체 부품 원가의 29.4%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미국산 부품(33%)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애플이 가장 마지막으로 공개한 2021 회계연도 공급망 리스트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X세미콘, 삼성SDI, 서울반도체, 영풍그룹, 덕우전자, 범천정밀 등 11개 기업이 공급사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리스트에서 삼성전자에 포함돼 있다.
가장 민감한 업종으로는 디스플레이 업계가 꼽힌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아이폰 등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 아이폰15 시리즈의 흥행으로 견조한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삼성디스플레이는 모기업인 삼성전자의 실적 버팀목으로 자리잡았다. 최악의 실적 부진을 경험한 LG디스플레이도 아이폰15 시리즈의 흥행과 함께 지난해 4분기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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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애플 비전프로·워치의 차세대 제품군에 부품 공급을 논의중인 상태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업계는 지난해 ‘보릿고개’를 겨우 넘어설 수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애플의 다음 세대 제품들이 출시에 변경사항이 있는 것은 아닌 만큼, 당장의 영향은 제한적”고 설명했다.
애플의 ‘주력’ 카메라모듈 공급사인 LG이노텍도 고심이 깊다. 지난해 LG이노텍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이노텍이 ‘매출 10% 이상을 차지하는 단일 고객’으로부터 올린 매출이 전체 매출의 87%(16조4028억원)에 달하는데, 이 고객이 애플로 추정된다. 매출의 절대적인 부분을 애플에 의존하는 만큼, 애플의 향방은 LG이노텍의 미래를 좌우할 정도의 파급력을 지닌다. LG이노텍은 카메라모듈 외에 3D 비행시간측정(ToF) 센싱모듈, 안테나인패키지(AiP)용 기판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아이폰 등 제품에 메모리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아이폰에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고성능 반도체 기판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을 납품하고 있다. 전자부품 업계 관계자는 “애플에 제품을 공급하는 기업의 협력사까지 포함하면 애플 제품에 대한 공급망은 더 광범위하다”고 설명했다.
애플 의존도가 높은 부품사들은 리스크에 흔들리지 않도록 매출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전장 부품 사업 매출을 5년 이내에 5조원대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전기는 고객 다변화로 AI(인공지능) 관련 매출을 매년 2배 이상 성장시키겠다고 최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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