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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日 교과서, ‘종군 위안부’ 없애고 독도 영유권 주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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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교과서, 강제징용 강제성 희석하고 ‘종군위안부’ 삭제

독도가 일본 ‘고유 영토’라는 교과서 4년 전 82%→89%

일본 중학생이 내년부터 사용할 사회과 교과서 내용이 일제의 가해 사실을 희석하고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경된 것이 확인됐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22일 교과서 검정심의회를 열어 2025년도부터 쓰일 중학교 교과서 심사 결과를 확정했다. 그중 검정을 통과한 사회과 교과서는 지리 4종, 공민 6종, 역사 8종 등 총 18종이다. 공민은 일본 헌법과 정치, 경제 등을 다룬 과목이다.

세계일보

22일 서울 종로구 경주이씨중앙화수회관에서 열린 2024 일본 채택 일본중학교 사회과 교과서 검정결과 긴급 기자회견에서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한혜인 운영위원이 역사 왜곡 부분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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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교과서와 비교해 일본의 가해 역사를 흐리려는 모습은 여러 교과서에서 나타났다. 이쿠호샤 역사 교과서는 ‘일부’라는 표현을 넣고 노동을 강요받은 점을 지웠다. 교과서의 태평양전쟁 시기 생활에 관한 서술에서 “조선과 대만에도 징병과 징용이 적용돼 일본 광산과 공장 등에서 혹독한 노동을 강요받았다”라는 4년 전 검정 통과 당시 문장은 “조선과 대만에도 일부 징병과 징용이 적용돼 일본 광산과 공장 등에서 혹독한 환경 속에 일한 사람들도 있었다”고 변경됐다.

야마카와출판 역사 교과서는 위안시설 관련 서술에서 위안부 여성 중에 일본인도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종군위안부’ 대신 ‘위안부’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종군위안부’ 표현은 일본 정부가 2021년 우익의 주장을 반영해 사용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용어다.

일본문교출판 역사 교과서는 “일본은 1910년 군대의 힘을 배경으로 해서 한국을 병합해 식민지로 삼았다”는 문장에서 ‘군대의 힘을 배경으로 해서’를 없애고 “조선총독부가 정치운동을 금지하고 신문 발행도 제한했다”는 내용을 삭제했다.

지리 교과서에는 한국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 정부 견해가 그대로 반영됐다. 검정을 통과한 사회과 교과서 18종 가운데 15종은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기술했다. 독도가 일본 ‘고유 영토’라고 쓴 교과서는 4년 전 17종 가운데 14종으로 약 82%였으나 이번에는 18종 가운데 16종, 약 89%로 증가했다.

세계일보

서울 영등포구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체험관을 찾은 시민들이 독도 축소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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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 교과서 중 채택률이 가장 높은 제국서원 교과서는 “한국은 해양 권리를 주장하며 일방적으로 공해상에 경계를 정해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에 해경과 등대를 두고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다”고 서술했다.

야마카와출판이 펴낸 역사 교과서는 기존에 “일본 영토에 관해 일본 정부는 한국과 다케시마에 대해 영유권 문제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다”는 문장에서 ‘일본 영토’를 ‘일본 고유 영토’로 수정했다.

다만 일제강점기 위안부 동원에 강제성이 없었고 일제의 한반도 식민 지배가 근대화로 이어졌다는 우익 사관을 적극 투영한 레이와서적 역사 교과서 2종은 올해 처음으로 검정을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례적으로 합격이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경준 기자 eyewher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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