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라 백신을 설명하는 말라위 의사와 환자들의 모습 |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세계보건기구(WHO)가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임시방편을 쓰고도 콜레라 발병 증가세가 이어지자 국제사회에 백신 증산에 투자해 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WHO는 2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급증하는 콜레라 발병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은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특히 백신의 긴급한 증산을 우선순위에 두고 이를 위한 투자에 나서줄 것을 업계와 정부, 기부자 등에 호소한다"고 밝혔다.
WHO에 따르면 전 세계 콜레라 발병 건수는 2021년부터 급증하고 있다.
2022년에는 전년 대비 2배 증가한 47만3천건, 작년에는 전년보다 48% 증가한 70만여건에 이른다.
콜레라는 콜레라균(Vibrio cholerae)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먹고 나서 보통 24시간 안에 쌀뜨물과 같은 설사와 구토 증상을 보이는 감염병이다.
처음에 복통, 발열이 없이 갑자기 설사를 하는 것이 특징이며 구토를 동반하기도 한다. 심한 경우 탈수와 저혈량 쇼크가 온다. 2022년 기준으로 전 세계 사망자는 2천349명으로, 0.5% 가까운 치명률을 기록했다.
WHO는 현재 콜레라 발병에 심각한 영향을 받는 국가로 콩고민주공화국, 에티오피아, 아이티, 소말리아, 수단, 시리아, 잠비아, 짐바브웨 등을 꼽았다.
콜레라 확산을 막으려면 안전한 식수 공급 및 위생 환경을 만들고 신속한 발병 검사 체계를 갖추며 의료 서비스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WHO는 설명했다.
특히 백신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현 상황에서는 긴급한 백신 증산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WHO는 강조했다.
전 세계 콜레라 백신 생산 능력은 연간 3천700만∼5천만 도즈로 추정된다. 지난해 14개 주요 콜레라 발생국의 1회 접종용 백신 필요량은 7천200만 도즈였지만 이마저도 실제 필요량보다 한참 과소 평가된 물량이라고 WHO는 지적했다.
WHO는 콜레라 백신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백신 투여 규정을 완화하는 임시방편까지 동원한 바 있다.
2회의 투여량을 1회로 줄일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꿈으로써 일단 발병 지역에서 더 많은 사람이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이런 시도에도 콜레라 발병 건수가 줄지 않자 WHO는 백신 증산 투자 외에는 해법이 없다고 봤다.
WHO는 "2025년 이전에는 새로운 제약사가 콜레라 백신 시장에 진입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코로나19 대응 때처럼 긴급성과 혁신성을 중시하는 태도로 콜레라 백신 공급 문제에 접근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이어 "제약사들이 저렴한 가격에 백신 시장 진입 노력을 가속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부자, 기타 파트너들이 투자해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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