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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윤석열하고 잘 싸울 사람” VS “김대중 이후 전라도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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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핫플을 가다] ② 광주 광산을

경향신문

21일 광주 광산구 수완동 국민은행 사거리에 더불어민주당과 새로운미래 현수막이 나란히 걸려 있다. 광주|탁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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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본선보다 치열하다는 광주에서 광산을이 관심 지역으로 부상했다. 재선에 도전하는 친이재명(친명)계 민형배 의원에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대항마로 나서면서다. 민 의원과 이 대표의 대결은 ‘이재명 민주당 대 비명 민주당’ ‘친명계 대 비명계 수장’ 등 여러 수식어로 주목받고 있다.

광산을은 광주 비아동, 첨단1·2동, 수완동, 신가동, 신창동, 하남동, 임곡동을 포괄한다. 첨단지구와 수완지구가 광산을의 중심이다. 지난해 한국공공자치연구원이 발표한 한국지방자치경쟁력지수에 따르면 광산구 주민 평균 연령은 39.5세로 전국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두 번째로 젊다. 2030 세대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가 핵심 변수다.

경향신문이 지난 19~20일 광산을에서 만난 시민들은 대체로 광산을이 격전지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이 대표의 민주당 탈당에 냉담한 반응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가 KBC광주방송·UPI뉴스 의뢰로 지난 14~15일 광산을 거주 만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민 의원 지지율은 65.4%, 이 대표는 17.7%를 기록했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를 크게 벗어났다.(이번 조사는 무선 ARS 100%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하면 된다)

택시기사 이홍식씨(65)는 “격전지라는 얘기는 어디서 나온 건가. 소가 웃을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이하고 잘 싸울 사람을 뽑을 것”이라며 민 의원에 한 표를 주겠다고 밝혔다. 첨단2동에서 이불가게를 운영하는 이모씨(43)도 민 의원을 지지했다. 이씨는 “구청장을 두 번이나 했으니 어디가 가려운지 잘 긁어준다”며 광산구청장 재선 경력을 높게 쳤다. 그는 2022년 민 의원이 검찰수사권 축소 법안 강행 처리 당시 ‘위장 탈당’한 데 대해서도 “개혁을 위한 것”이라고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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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형배 더불어민주당 광주 광산을 후보가 지난 11일 광주 광산구 비아5일시장에서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 민 의원 캠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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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광산을에 출마하며 “(새로운미래가) 이재명 민주당에서 사라진 김대중 정신을 되살리겠다”고 말했지만 이 대표를 비판하는 광산을 유권자들은 ‘배신’이라는 날이 선 반응을 보였다. 이불가게 사장 이씨는 “대선 경선에서 패배했으면 이재명을 끝까지 밀어줬어야 하는데 문재인 대통령 밑에서 같은 배인데 따로 배 하나를 만든 격”이라며 “과한 욕심을 내지 않았나”라고 쓴소리했다.

수완동과 첨단2동에서 만난 다른 시민들도 “이준석이한테 가서 못 견디고 나가고, 이리 갔다 저리 갔다 뭔 짓거리냐” “전남 영광 출신이니 영광에서 출마하지 그랬냐”고 비판했다. 택시기사 박모씨(58)는 “손님들을 보면 욕만 안 할 뿐이지 말 그대로 손가락질 많이 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재명 대표 체제 민주당을 비토하는 정서가 강했다. 박경수씨(70)는 민 의원의 위장 탈당을 비판한 반면 이 대표에 대해선 “김대중 대통령 이후 나온 전라도 인물”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지인들에게 이 대표 지지 운동을 펴고 있다고 했다. 광산구에 사는 이모씨(67)는 ‘비명횡사’ 공천을 비판했다. 이씨는 “박용진이 같은 경우는 너무 불합리하게 기준도 모호했다”며 “양문석, 정봉주 같은 놈들을 공천한 이재명이가 나쁜 놈”이라고 말했다.

무당층도 다수였다. 수완동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배모씨(22)는 “저 살기도 바빠서 관심이 아예 없다”고 말했다. 하남동에 사는 이주교씨(47)는 “민주당이 좋다고 생각한 적 없다”며 “정직하게 일만 잘한다면 누구나 뽑을 수 있는 것 아니겠나. 후보 프로필을 보고 판단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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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새로운미래 광주 광산을 후보가 지난 19일 광주 광산구 거리에서 지지자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새로운미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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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2동에서 구두 수선을 하는 탁모씨(67)는 민 의원과 이 대표 모두 싫어 아무에게도 투표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탁씨는 민 의원에 대해 “구청장 시절부터 12년을 지켜봤는데 광산구에 도움이 된 것은 크게 없는 것 같다”며 “(국회의원 재선하려는 것이) 광주시장 나오려는 포석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 대표에 대해선 “영광에서 출마하셔야 할 분”이라고 했다.

민 의원 캠프 관계자는 “무능·무도한 정권에 맞서싸운 최강 공격수답게 정권 심판 명령을 잘 받들 수 있는 적임자임을 호소할 것”이라며 “초광역 에너지 메가시티 현실화로 지역균형 발전과 광주·전남 동반성장을 이끌고 인공지능·미래차 등 첨단 산업기반 확대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 캠프 관계자는 “광산, 광주, 호남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 큰 정치인이 필요하다”며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를 풀겠다. 총리 시절 지원한 광주 인공지능 산업 2단계 사업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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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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