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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교권 추락

의대 교수들, 교원 확보 '사실상 불가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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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자리 생기면 학교에 자리 잡을 것"

방재승 "1000명이 어떻게 떨어지나"

정재훈 "펠로우, 교원 안 하려는 경우도"

정부가 2000명 증원되는 의대생을 감당할 교수진을 확보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의대 교수들 사이에서는 교원 충원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수요원 확보는 문제없다는 정부의 입장을 전면 반박한 것으로, 현실적으로 필요한 교육·연구 경험이 많은 신규 교수 후보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아시아경제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을 촉발한 의대 입학정원 증원 배분 결과가 공개되는 20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으로 학생들이 들어가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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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승 전국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서울의대 교수)은 21일 MBC 라디오에서 "한 지방국립대는 정원이 49명인데 200명으로 발표가 됐다"며 "실제 의료 현장 실무를 담당하는 교수로서는 4배 정도의 의대생을 배분했을 때 교육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을 누구나 다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의대 교수 특성상 학위만이 아닌 경험을 축적해야 하는데, 1년 만에 조건을 갖춘 교수진을 당장 찾기 어렵다고도 설명했다. 방 위원장은 "죽을 만큼 노력해서 45세 정도는 돼야 실력 있는 교수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이런 교수들이 하늘에서 갑자기 1000명이 어떻게 떨어지겠나"며 "(교수 증원은)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정부는 의대 전임교수 자리를 모집하면 기존 기금교수로 채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의대 교수는 '임상교수→기금교수→전임교수' 순으로 단계를 밟는데, 늘어나는 전임교수 자리를 기금교수가 지원하고, 기금교수의 빈자리는 임상교수가 채우리라는 것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전날 의대 증원 배분 브리핑에서 "임상교수 자리에는 다시 펠로(전임의)들을 올릴 수 있다"며 "지금 병원에서 펠로를 마치고 상당수가 개원가로 많이 가는 현실인데 대학에 자리가 생기면 그들 중 상당수가 학교에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봐 교수요원 확보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대 교수들은 이러한 구조만을 근거로 해서는 의대 교수를 확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현재 기금교수의 숫자가 그렇게까지 넉넉한 숫자도 아니고, 기금교수를 하는 경우 전임(교수)으로 갈 생각이 있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펠로우 선생님들은 교원에 안 가려는 사람들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 교수는 "지금 상황에서 교원 충원이 원활하게 될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며 "기초의학의 경우 지금도 전임교수와 의대 출신이 아닌 박사학위생 등으로 운영되고 있어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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