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자리 생기면 학교에 자리 잡을 것"
방재승 "1000명이 어떻게 떨어지나"
정재훈 "펠로우, 교원 안 하려는 경우도"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을 촉발한 의대 입학정원 증원 배분 결과가 공개되는 20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으로 학생들이 들어가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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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승 전국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서울의대 교수)은 21일 MBC 라디오에서 "한 지방국립대는 정원이 49명인데 200명으로 발표가 됐다"며 "실제 의료 현장 실무를 담당하는 교수로서는 4배 정도의 의대생을 배분했을 때 교육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을 누구나 다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의대 교수 특성상 학위만이 아닌 경험을 축적해야 하는데, 1년 만에 조건을 갖춘 교수진을 당장 찾기 어렵다고도 설명했다. 방 위원장은 "죽을 만큼 노력해서 45세 정도는 돼야 실력 있는 교수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이런 교수들이 하늘에서 갑자기 1000명이 어떻게 떨어지겠나"며 "(교수 증원은)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정부는 의대 전임교수 자리를 모집하면 기존 기금교수로 채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의대 교수는 '임상교수→기금교수→전임교수' 순으로 단계를 밟는데, 늘어나는 전임교수 자리를 기금교수가 지원하고, 기금교수의 빈자리는 임상교수가 채우리라는 것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전날 의대 증원 배분 브리핑에서 "임상교수 자리에는 다시 펠로(전임의)들을 올릴 수 있다"며 "지금 병원에서 펠로를 마치고 상당수가 개원가로 많이 가는 현실인데 대학에 자리가 생기면 그들 중 상당수가 학교에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봐 교수요원 확보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대 교수들은 이러한 구조만을 근거로 해서는 의대 교수를 확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현재 기금교수의 숫자가 그렇게까지 넉넉한 숫자도 아니고, 기금교수를 하는 경우 전임(교수)으로 갈 생각이 있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펠로우 선생님들은 교원에 안 가려는 사람들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 교수는 "지금 상황에서 교원 충원이 원활하게 될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며 "기초의학의 경우 지금도 전임교수와 의대 출신이 아닌 박사학위생 등으로 운영되고 있어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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