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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팀킬 논란 황대헌 “절대 고의 아냐”… 깁스 한 박지원 “드릴 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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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쇼트트랙 선수 황대헌(왼쪽)과 박지원이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입국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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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도중 동료 박지원(28·서울시청)에게 두 차례 반칙을 범해 ‘팀킬 논란’을 부른 황대헌(25·강원도청)이 “고의 충돌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자신을 향한 일부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내내 어두운 얼굴로 인터뷰에 응했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를 마무리하고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날 황대헌은 어두운 표정을 한 채 취재진 앞에 섰다. 박지원은 머리 고정을 위한 목 보호대를 하고 왼팔에는 붕대를 감은 모습으로 등장했다. 1000m 결승에서 황대헌에게 밀려 넘어진 뒤 당한 부상 때문이었다.

황대헌은 이번 대회 이틀 연속 나온 반칙 상황에 대해 “서로 경쟁하던 상황이었다”며 “시합을 하다보면 충분히 많은 상황이 나온다. 변수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반칙) 대상이 대한민국 선수고 지원이 형이어서 되게 마음도 안 좋고 죄송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절대 고의로 그런 건 아니니 너무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경쟁하다 그런 것”이라고 해명했다.

‘1000m 결승 후 부상당한 박지원과 대화를 나누진 않았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서로 경쟁하다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재차 말했다. 그러면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와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재정비해서 선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박지원은 부상 정도와 관련해 “속이 울렁거리는 현상이 계속돼서 (목을) 고정했다. 의료진이 안정을 취하라고 했다”며 “목과 머리에 충격이 컸는지 신경통이 계속된다”고 말했다. 다만 황대헌에게 직접 사과받았는지 여부를 묻자 “그 부분에 대해 지금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 간판이자 세계랭킹 1위인 박지원은 이번 대회에서 남자 계주 은메달 1개에 그치는 저조한 성적을 냈다. 1500m와 1000m 결승에서 나온 황대헌의 반칙 영향이 컸다. 박지원을 상대로 한 황대헌의 반칙은 올 시즌에만 세 차례여서 팬들 사이에서는 “고의 아니냐” “팀킬이다” 등의 날 선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반칙에 희생된 박지원은 금메달뿐만 아닌 국가대표 자동 선발 기회도 놓쳐버렸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규정에 따르면 차기 시즌 국가대표는 세계선수권대회 국내 남녀 선수 중 종합 순위 1명이 자동 선발된다. 단 해당 선수는 개인전 1개 이상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해야 한다.

따라서 박지원은 다음 달 열리는 국내 선발전에서 다시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만약 여기서 선발되지 못하면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없다. 게다가 더 이상 군복무를 연기하기도 힘든 상황이라, 최악의 경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도전이 좌절될 가능성도 있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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