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 푼돈에 넘어가겠나”…국민 64% “저출생 대책 효과 없다”

매일경제-성균관대 사회동향조사

혼인건수 10년 새 반토막…직장문화 수도권 집중 개선

서울 시내 한 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 등 관계자들이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저출생 해소에 정부가 지난 18년간 쏟아부은 돈만 380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사상 최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도 최저 수준으로 추락한 것이 한국의 현주소다.

4·10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앞다퉈 저출생 공약을 내놓았지만 국민들은 ‘낙제’ 평가를 내리고 있다. 여전히 밑빠진 독에 물붓기를 벗지 못하는 정부의 저출생 대책은 이제 민간과 함께 대전환에 나서야 한다. 저출생은 단순히 복지로 풀 수 있는 임계점을 넘었다. 가족의 복원과 수도권 집중 완화, 이민 확대, 기술 개발을 통한 발상의 전환이 시급하다.

19일 매일경제신문과 성균관대 넥스트 365프로젝트팀이 실시한 한국 사회동향조사에 따르면 총선을 앞두고 최근 정치권이 내놓은 저출생 대책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64%가 ‘효과가 없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조사는 전국 만 18세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로 진행했다.

연령대별로는 20~30대와 50~60대가 특히 저출생 대책에 부정적이었다. 20~30대는 결혼과 출산의 당사자이고, 50~60대는 이들의 자녀를 돌봐주는 ‘황혼육아’ 당사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저출생 대책이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응답은, 만 18~34세에서 68%, 만 50~64세는 73%에 달했다. 특히 과당경쟁, 입시지옥에 찌든 젊은이들은 미래세대의 삶이 지금보다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비관하는 점도 주 원인이었다.

기존 정부정책처럼 제도·사회·문화 구조를 통째로 바꾸지 않는다면 저출생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다.

그러는 동안 혼인건수는 최근 10년새 40%가량 감소했다. 이날 통계청은 지난해 혼인건수가 19만4000건으라고 밝혔다. 2013년(32만2807건)과 비교하면 사실상 반토막났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통상 한 세대가 늘어나려면 30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할 때 지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출산율 하락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며 “일·가정 양립이 어렵고 자녀가 나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까에 대해 자신이 없는 젊은 사람들이 10만~20만원 푼돈으로 유혹한다고 넘어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매일경제신문 비전코리아프로젝트팀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과 함께 인구감소 위기극복을 위한 전략을 2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제34차 국민보고대회에서 발표한다. ‘대한민국 인구대역전’을 주제로 한국 인구문제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국가 대개조를 통한 인구 위기 극복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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