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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한동훈-친윤계 신경전에 與 비례 공천 취소... "사천 프레임 씌우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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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한동훈(오른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이 지난달 5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 영입 환영식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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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위성정당이 비례대표 명단에 올린 이시우 전 국무총리실 서기관의 공천을 하루 만에 취소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친윤석열(친윤)계 일각의 신경전에 따른 것이다. 이에 한 위원장은 "나에게 사천(私薦) 프레임을 또 갖다가 씌운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당선권인 비례 17번을 받은 이 전 서기관은 지난해 골프 접대 의혹으로 4급 서기관에서 5급 사무관으로 강등됐던 사실이 뒤늦게 부각했다. 이에 국민의미래는 19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공천을 취소했다. 이 전 서기관은 입장문을 내고 “(골프 접대 의혹은) 접대 성격의 자리가 결코 아니었다”면서도 “당의 결정을 전적으로 수용한다”고 말했다.

호남 출마 후보들은 '비례대표 홀대론'을 주장하며 "명단을 조정하지 않으면 사퇴하겠다"고 경고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주기환 전 국민의힘 광주광역시당 위원장이 전날 비례 24번을 받고 사퇴하면서 지역 민심을 자극했다. 비례 24번은 당선 여부가 불투명한 순번이다.

이 같은 잡음은 친윤계 핵심 이철규 의원이 전날 공개 반발하면서 촉발됐다. 한 위원장을 향한 친윤계의 누적된 불만이 비례대표 공천을 계기로 터져나왔다는 해석이 나왔다. 원조 친윤인 4선 권성동 의원도 이날 이 의원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들은 △후순위로 밀린 주 전 위원장 비례 순번 △보수진영이 환호하는 도태우·장예찬 후보 공천 취소 △이종섭 주호주대사·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거취 압박 등 최근 현안을 둘러싼 한 위원장의 대응에 못마땅한 상태다. 한 재선 의원은 본보 통화에서 "당 지도부가 좌파의 프레임에 반격도 못하고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며 허둥지둥하는 모습에 보수 지지층이 실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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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무(왼쪽 사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과 이종섭 주호주대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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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나에게 사천 프레임 갖다 씌운다" 불쾌감


이에 한 위원장은 맞받아쳤다. 그는 비례대표를 놓고 불거진 사천 논란에 대해 "지역구 254명과 비례 명단 중 단 한 명도 내가 추천한 사람이 없다"며 "(자신들이) 추천하는 사람이 (공천이) 안 됐다고 해서 그걸 사천이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이상한 프레임 씌우기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장동혁 사무총장도 "당내에서 어떻게 표출하고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다른 고민이 필요하다"며 이철규 의원의 반발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글에) 사천이라고 느껴진 것이 있었느냐”며 확전을 자제하면서도 “(공천 명단 문제와 관련해) 내가 틀린 말을 한 것이 아니다”라고 굽히지 않았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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