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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정부 압박에 백기…CJ제일제당, 밀가루값 6.6%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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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분·삼양사도 검토 중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분기 국제 곡물가가 전년보다 큰 폭으로 하락하며 가공식품 물가가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1분기 국제곡물 선물가격지수는 123.5로 예측됐다. 전년 동기(158.8)보다 22%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사진은 6일 오후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진열된 밀가루. 2024.03.06. kch0523@newsis.com /사진=권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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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연일 식품·유통업체에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할 것을 주문하자 국내 3대 제분업계 중 CJ제일제당이 B2C 밀가루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 대한제분, 삼양사 등도 가격 인하를 검토 중이다. B2B 거래에서도 가격 인하 움직임이 확대되면 이를 원재료로 하는 가공식품 가격에도 변동이 생길지 주목된다.

1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오는 4월1일부터 백설의 중력 밀가루 1kg, 2.5kg과 부침용 밀가루 3kg 등 소비자용 밀가루 3종의 가격을 내린다. 인하율은 대형마트 정상 가격 기준 제품별로 3.2%에서 최대 10% 수준이며 평균 인하율은 6.6%다.

부침용 밀가루와 중력 밀가루는 일반 가정에서 많이 쓰는 제품으로 전체 B2C 판매 물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국제 원맥 시세를 반영하고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가격을 내리기로 했다"며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이 선제적으로 가격을 내리면서 대한제분과 삼양사도 조만간 가격 인하에 동참할 전망이다. 양사는 현재 가격 인하 시기와 인하 폭 등을 조율 중이다. 대한제분 관계자는 "조속한 시일 내에 인하와 관련된 내용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반 소비자용 밀가루 가격 인하에 이어 기업 간 거래에서도 국제 곡물 시세에 따라 밀가루 가격을 내릴 수 있어 빵이나 과자, 라면 등 가공식품 가격에도 변동이 생길 가능성이 점쳐진다. 밀가루 B2B 거래의 경우 개별 기업끼리 협상을 통해 가격을 책정해 계약 시기마다 가격이 조정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이 이어지자 백기를 든 것으로 풀이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3일 CJ제일제당, 대한제분, 삼양사 등을 포함한 19개 식품기업과 간담회를 열고 국제 곡물 가격 하락세를 지적한 바 있다.

이날 한훈 차관은 "원자재 가격 상승기에 인상된 식품 가격이 곡물, 유지류 가격 하락에도 유지되는 것에 대해 기업의 과도한 이윤 추구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며 "식품업계에선 국제 원재료 가격 변화를 탄력적으로 가격에 반영해 물가 안정에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18일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정부는 장바구니 물가를 내릴 수 있도록 농산물을 중심으로 특단의 조치를 실행할 것"이라고 밝히며 압박 수위를 높여가는 상황이었다.

국제연합식량기구에 따르면 국제 곡물가격지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부터 상승세를 이어오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022년에 큰 폭으로 뛰었다. 2022년 5월 곡물가격지수는 173.4로 최고점을 찍은 뒤 지난해 1월 147.4, 올해 1월에는 120.1로 떨어졌다.

식품업계는 곡물 가격이 안정세를 되찾은 건 사실이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상황과 비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019년 90~100선을 유지하던 곡물가격지수에 비하면 지금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란 것이다.

유예림 기자 yes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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