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매체들이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전하는 등 가짜뉴스를 확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월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런던에서 전립선비대증 치료를 받은 후 카밀라 왕비와 함께 병원을 떠나고 있다.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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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매체들이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전하는 등 가짜뉴스를 확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8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텔레그램에는 버킹엄궁의 로고와 함께 "왕실 커뮤니케이션부에서 다음과 같이 발표한다. 국왕이 어제 오후 갑작스럽게 서거했다"는 내용의 글이 확산됐다.
러시아 경제지 '베도모스티'의 계정이 게시물을 공유하기 시작하자 20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러시아 온라인 뉴스 매체 '레도브카'도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75세의 나이로 사망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며 텔레그램에 소식을 전했다. 12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매체 '바자'의 계정도 "러시아 언론이 버킹엄궁이 공개한 것으로 추정되는 문서를 인용해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사망을 보도했다"고 언급했다.
해당 글의 내용은 거짓으로, 인디펜던트는 "지난 엘리자베스 사망 당시 버킹엄궁의 발표를 그대로 따라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고 전했다. 거짓 발표글 하단부에는 '2024년 3월18일' 날짜도 적혔다. 이는 누군가 공식 서한을 포토샵을 사용해 조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바자'는 해당 텔레그램 게시물을 공유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원문을 수정했고, '레도브카'는 "아직 공식적인 확인이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은 이와 관련해 버킹엄궁과의 통화 결과를 전하며 "국왕이 계속 업무를 수행하고 비공개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텔레그램 등에서 시작된 가짜뉴스는 더 빠르게 확산됐다. 우크라이나의 TV 매체, 타지키스탄의 주요 매체 '아시아플러스'도 해당 사실을 그대로 공유했다.
우크라이나 주재 영국 대사관은 직접 나서 해당 사실을 부인했다. 우크라이나 주재 영국 대사관 대변인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찰스 3세 국왕의 서거에 대한 뉴스가 가짜임을 알려드린다"고 말했다. 러시아 주재 영국 대사관도 소문이 거짓이라고 밝혔다.
인디펜던트는 이와 관련해 "러시아 국영 언론 채널들이 혼란을 조장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가짜 기사를 퍼뜨린 것인지, 아니면 매체들이 실수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며 "수백만 명의 우크라이나인과 러시아인은 국영 매체에서 전하지 않는 뉴스를 접하기 위해 텔레그램과 기타 소셜미디어(SNS) 사이트에 의존한다"고 전했다.
앞서 영국 국방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의 엄격한 통제 하에 있는 러시아 언론들이 종종 터무니없는 가짜 뉴스를 퍼뜨리며 서방국들에 대한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데 동원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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