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갑한 오피스] "사장님이 못하면 우리라도 해야지" (글 : 권남표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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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 업무 스트레스도 만만찮은데 '갑질'까지 당한다면 얼마나 갑갑할까요? 시민단체 '직장갑질 119'와 함께 여러분에게 진짜 도움이 될 만한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해드립니다.
'아침, 뜨거운 커피 한 잔의 여유'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출근길 커피 한 잔을 포기할 수 없다. 아직 집에서 나오지 않은 내 정신을 깨우는 커피는 나도 그렇고 아침밥은 못 먹어도 거를 수 없는 필수 아이템이다. 가격대는 1,500원부터 5,000원까지 천차만별이고, 그 맛도 각양각색이다. 아침 커피 한 잔에 그 풍미까지 느끼는 사치는 못 부려도, 겨울에는 따듯하게 고소한 맛으로, 여름에는 차갑게 신맛으로. 이 정도는 맞춰 마시려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커피 맛을 물어보는 가게는 원두 향이 가득하고 바리스타는 비교적 여유가 있고, 아이스인지 핫인지만 고르는 가게, 그중에서도 키오스크로 주문하는 가게는 바리스타로 느껴지지 않는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회중시계를 들고 이리저리 뛰는 화이트 래빗 같이 분주한데 실속이 크지 않은 느낌이다. 치열한 증기와 뜨거운 물이 뿜어져 나오는 커피머신과 동시에 요란하게 소리 지르는 믹서기 옆에서 쉬지 않는 일자리에는 앳된 청년이 앉지도 못하고 하루 종일 서 있다.
정신없이 바쁜 가게에서 줄은 줄지 않는다. 전광판에 적힌 숫자는 101, 103, 561, 571, 572 쌓여가고, 기다리는 대기 줄도 길어진다. 그동안 카페 아르바이트생은 화장실에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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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설문조사이긴 하지만 2018년 알바천국에서 아르바이트생을 대상으로 "아르바이트 중 화장실 잘 가시나요?"라는 물음에 응답한 1,488명 중 79.3%가 근무 중 화장실을 못 가서 곤란했다고 답을 했다. 그 중 27.2%는 근무 중 화장실에 가지 못해 생긴 질병(변비 46.3%, 방광염 45.9%)이 있다고도 답했다. 지금도 다르지 않다. 카페 아르바이트생들은 원두를 커피로 만들어 텀블러에까지 담아주는 하나의 공정에 포함된 기계의 부속품처럼 작동하고, 화장실을 가고 싶을 때 가는 것은 사치처럼 보인다. 커피가 왜 빨리 안 나오냐며 불평하기도 하니 말이다. 그렇게 점심, 저녁 피크시간을 보내면 자리를 비우지 못하고 일하는 1-2시간은 순식간이다. 설문조사에서도 비슷한 응답을 했다. 화장실을 가지 못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밀리는 주문과 손님(40.6%)", "혼자 일해 자리를 비울 수 없어서(27.3%)"가 다수였다.
우리가 카페에서 만나는 또 다른 장면이 있다. 커피가 나왔다고 말하는 아르바이트생의 대부분은 젊은 사람이다. 그리고 그 일자리는 차별적이기 짝이 없다. 아르바이트생도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는다. 1주 15시간 넘게 1주일을 만근하면 주휴수당(1주일마다 하루를 유급으로 쉬는 수당)을 받고, 1주 15시간 넘게 1달 동안 일하면 연차휴가(1달마다 하루를 유급으로 쉬는 휴가)를 보장받고, 그렇게 1년을 넘게 일하면 퇴직금(1년 동안 일하면 한 달 치 임금을 받는 임금 보전 방안)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런데 아르바이트생이라는 이름은 때로는 주휴수당-연차휴가-퇴직금을 주지 않아도 되는 일자리가 돼버린다. 그 이유는 1주 15시간 미만 일하는 초단시간 근로자에겐 주휴수당-연차-퇴직금을 주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주휴수당은 임금 수준보다 약 20%를 더 줘야 한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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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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