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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팩플] ‘장난감차로 학습’한 AI, 주차장 뺑소니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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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콕’(차문을 여닫을 때 옆차 파손) 등 충돌 사고를 내고 도망가는 차량을 인공지능(AI)으로 찾아내는 기술이 개발됐다.

중앙일보

AI가 차량의 미세한 움직임을 자동 포착해 사고 발생 시점을 특정해준다. CCTV 영상을 다 돌려보지 않아도 된다. 사진 광주과학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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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야



광주과학기술원은 AI 기술로 폐쇄회로(CC)TV영상에서 주차 뺑소니 발생 시점을 특정해 가해 차량을 빠르게 찾아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용구 기계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무선조종모형차(RC카) 5대를 운전하며 800건에 이르는 다양한 형태의 사고 사례를 연출하고, 이를 AI에 학습시켰다. 이 교수는 중앙일보에 “실제 차량으로 사고 데이터를 수집하려면 비용이 너무 비쌌다”며 “요즘 RC카는 차량과 외관이 거의 똑같이 나와 AI 학습에도 활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RC카로 학습한 AI는 정확도 90%로 뺑소니 사고의 발생 시점을 특정할 수 있다. 인간의 시신경을 모방해 만든 딥러닝 ‘3D CNN(3D Convolutional Neural Networks)’을 통해 차량 형태를 자동으로 분석하고, 연속된 영상에서 사고가 났을 때 반복되는 움직임 패턴을 뽑아낸 것이다. AI가 차량의 미세한 흔들림이 일어난 시점만 추려 띄워주면, 사람은 CCTV 영상을 모두 돌려볼 필요가 없게 된다.



이게 왜 중요해



통상 주차장 뺑소니는 상대 차량을 파손한 뒤 그대로 자리를 뜨는 물피도주가 많다. 2017년부터 이를 형사처벌하는 조항이 신설됐다. 2016년 약 36만건이었던 신고건수는 2020년 약 63만건으로 크게 늘었다. 문제는 신고 접수 경찰이 사고발생 일자를 파악하기 어렵고, CCTV영상도 지나치게 많고 길다는 점이었다.

이 때문에 경찰은 1500만원짜리 동영상 축약 프로그램까지 구매했지만, 문콕 같은 차량의 작은 흔들림은 인식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또, 가해 운전자를 찾더라도 최대 처벌 수위가 벌금 20만원뿐이라 수사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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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구 광주과학기술원 기계공학부 교수 연구팀. 가운데 회색 상의가 이 교수. 광주과학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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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기술이 보편화되면, 수사기관의 업무 부담이 줄어들고 신고 이전에 자체 합의도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교수는 “요즘 아파트 주민센터를 가면 ‘CCTV 열람용 PC’가 따로 있을 정도로 주차장 뺑소니 관련 분쟁이 많다”면서 “방대한 CCTV 영상 분석의 부담을 크게 줄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 2월 국제 학술지 ‘JCDE(Journal of Computational Design and Engineering)’에 온라인 게재됐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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