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이종섭 출국 허락한 적 없다”…대통령실에 정면 반박

“공수처는 출국금지 해제 권한이 없다”

“법무부에 출국금지 유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지난해 9월 13일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 대사 부임이 총선 정국의 핵으로 부상한 가운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이 전 장관의 출국을 허락한 적이 없다며 대통령실의 설명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공수처는 18일 오전 10시 25분쯤 언론 공지를 통해 “수사 상황에 대해 확인드리기 어렵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나 대통령실 입장 내용 중 일부 사실관계가 다른 부분이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 전 장관이 공수처의 허락을 받고 출국했다는 부분에 대해 “공수처는 출국금지 해제 권한이 없다”며 “해당 사건관계인 조사 과정에서 출국을 허락한 적이 없다”고 했다.

아울러 “해당 사건관계인이 법무부에 제출한 출국금지 이의신청에 대해 법무부에 출국금지 유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공수처는 이 전 장관의 소환 시기 등에 대해서는 “출국금지 해제 과정의 구체적인 내용은 물론 소환조사 일정 등 수사 상황에 대해 확인해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대통령실은 이날 대변인실 명의로 언론에 배포한 ‘현안 관련 대통령실 입장’에서 “공수처가 조사 준비가 되지 않아 소환도 안 한 상태에서 재외공관장이 국내에 들어와 마냥 대기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임명 및 출국 논란과 관련해 인사는 정당했다는 입장을 재확인 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이 대사는 대사 부임 출국 전 스스로 공수처를 찾아가 4시간가량 조사를 받았고, 언제든 소환하면 귀국해서 조사받겠다고 했다”며 “이에 공수처도 다음 기일 조사가 준비되면 소환 통보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법무부에서만 출국금지 해제 결정을 받은 게 아니라 공수처에서도 출국 허락을 받고 호주로 부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해병대 채모 상병 사건과 관련해 임성근 1사단장 등 8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고 본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를 결재한 뒤 이를 번복하고 경찰에 이첩된 자료 회수를 지시하는 등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지난 7일 공수처에서 약 4시간 동안 짧은 조사를 받은 뒤 10일 호주로 출국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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