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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K-궁궐, 매일 새롭죠"…경복궁에 푹 빠진 프랑스인 '궁이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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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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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궁중문화축전에서 '궁이둥이'로 활동하던 사라 씨

"주변에서 많이 물어봐요. 대체 경복궁에 뭐가 있길래 매일 가냐고요. 올 때마다 다른 매력에 늘 새로운걸요."

휴대전화 사진첩에는 궁궐에서 찍은 사진이 가득합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사진 속 배경도 경복궁, 덕수궁, 창덕궁 등 대부분 궁입니다.

한복을 입으면 궁 입장이 무료라고 좋아하는 그는 말 그대로 '궁궐 덕후'(궁을 좋아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입니다.

이렇게 프랑스인 사라 셀라비 씨는 3년째 궁에 푹 빠져있습니다.

프랑스 파리 근교 출신인 사라 씨는 2021년 처음 한국에 왔습니다.

제약업계에서 일하던 그는 잠시 쉬는 동안 한국어를 배우려 했으나, 한국 문화에 매료돼 당초 예상보다 오래 머무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본 한국 드라마만 149편, 사극을 제일 좋아한다는 그는 '대한외국인'(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은 외국인을 뜻하는 말)이라 할 만합니다.

사라 씨는 "여러 궁 가운데 내 마음속 1번은 경복궁"이라며 "그중에서도 왕비가 지냈던 교태전은 아늑하면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장소라 특히 마음이 간다"고 말했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궁을 찾는다는 그는 지난해 특별한 경험을 했습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와 한국문화재재단이 매년 봄·가을에 여는 '궁중문화축전' 행사에서 그는 자원활동가인 '궁이둥이'에 지원해 관람객에게 한국의 전통 놀이를 소개했습니다.

사라 씨는 "내가 좋아하는 문화를 다른 사람에게 소개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며 "매일 행사 1시간 전에 도착해서 딱지치기, 공기놀이 등을 어떻게 알려줘야 할지 고민했다"고 떠올렸습니다.

여러 놀이 가운데 가장 재밌었던 건 '투호'입니다.

두 사람이 화살을 던져 통 안에 많이 넣는 사람이 이기는 투호가 흥미로워 외국인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소개한다고 합니다.

"투호에 푹 빠져 집에서도 할 정도예요. 경복궁, 덕수궁 등 주요한 명소를 찾는 것도 좋지만 전통 놀이와 같은 K-문화를 함께 즐긴다면 마음속 깊숙이 한국이 새겨질 것 같아요." 사라 씨는 올해 4월 27일 개막하는 봄 축전의 '궁이둥이' 활동도 지원했습니다.

그는 "어떤 역할도 상관없다"며 "작년에는 우연히 참여한 외국인 관광객이 많았는데, 올해는 많은 사람이 알 수 있도록 프로그램 내용이나 일정이 많이 홍보됐으면 좋겠다"고 바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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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입은 사라 씨


사라 씨가 적극적으로 '궁 투어'를 하는 데는 가족의 도움도 한몫합니다.

그는 지난해 운현궁에서 전통 혼례복을 입고 결혼식을 올렸다고 합니다.

남편 김한울 씨는 "아내 덕분에 궁에서 이렇게 많은 행사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매년 결혼기념일에 궁을 찾는 것도 우리만의 추억이자 약속"이라고 귀띔했습니다.

사라 씨는 한복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습니다.

한복 모델로도 활동하는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복을 입은 사진·영상을 꾸준히 올리며 치마, 저고리, 노리개, 비녀 등을 소개해왔습니다.

그는 "한복은 단순한 의복이 아니라 정체성이자 과거와 현재를 잇는 징검다리"라며 "역사와 문화를 내포한 만큼 한복을 입을 때 존중하는 마음으로 제대로 입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사라 씨는 기회가 된다면 조선의 왕과 왕비를 재현한 '왕가의 산책' 행사에서 왕비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바랐습니다.

"서울은 크고 높은 건물도 많고 무엇이든 빨리 이뤄지죠. 이런 도시 안에 고즈넉한 역사적 공간이 있다는 건 정말 인상적이에요. 잠시 시간 내서 궁궐에 가보면 어떨까요?" (웃음)

올해 봄 궁중문화축전 행사는 4월 27일부터 5월 5일까지 총 9일간 진행됩니다.

궁능유적본부와 한국문화재재단은 경복궁·창덕궁·덕수궁·창경궁·경희궁 등 5대 궁을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특별 관람권 '궁패스'를 판매합니다.

재단 관계자는 "지난해 큰 인기에 힘입어 1만 장까지 수량을 늘렸다"며 "외국인 관광객도 이용할 수 있도록 국내외 여행 플랫폼에서 판매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본인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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