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경 5번-전종덕 11번-손솔 15번
민주당내 “원내입성 레드카펫” 불만
임태훈 빼고 김영훈 前민노총위원장
진보당, 부산 연제구서 민주당 꺾고… 울산-대구 이어 3번째 ‘野 단일후보’
더불어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진보당에서 추천한 후보 3인을 모두 당선권에 배치했다. 민주당이 진보당과 비례대표뿐 아니라 지역구에서도 사실상 전면 선거연대에 나선 가운데 부산 연제에서 치러진 야권 단일화 경선에선 진보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꺾고 야권 단일후보가 됐다. 이로써 민주당이 앞서 양보한 울산 북구와 대구 동구에 이어 지역구에서만 세 번째 진보당 단일후보가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이를 두고 민주당 내에서도 “정당 지지율 1%에 그치는 진보당을 위해 민주당이 과도하게 원내 입성용 레드카펫을 깔아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 당내 “왜 이렇게 진보당 입성 보장해 주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더불어민주연합은 17일 시민사회가 추천한 서미화 전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을 비례 1번, 민주당 몫의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와 백승아 전 교사노조연맹 사무처장, 임광현 전 국세청 차장을 2∼4번에 배정했다고 발표했다.
통합진보당의 후신 격인 진보당 추천 후보 3인(정혜경, 전종덕, 손솔)은 각각 5번과 11번, 15번을 받았다. 지난 총선 때 민주당의 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이 비례 17번까지 원내에 입성시켰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모두 당선권에 해당하는 번호다. 더불어민주연합 윤영덕 공동대표는 이날 “40% 이상 득표율로 20석 이상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초 진보당이 비례 후보로 선출했던 장진숙 진보당 공동대표는 과거 한총련 대의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 이력 때문에 정혜경 전 진보당 경남도당 부위원장으로 뒤늦게 교체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부위원장은 ‘교육, 노동’ 분야, 전종덕 전 민노총 사무총장은 ‘노동, 보건의료’ 분야, 손솔 전 진보당 수석대변인은 ‘청년, 여성’ 분야로 각각 순번을 받았다. 이를 두고 민주당 내에선 “그동안 청년과 교육, 노동 분야를 위해 힘썼던 민주당 소속 인사도 얼마나 많은데 굳이 진보당의 원내 입성을 왜 이렇게까지 보장해 주려는 건지 모르겠다”는 불만이 나왔다.
지난 총선 때도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원내에 입성했던 새진보연합 용혜인 상임선대위원장(33)은 비례 6번을 받아 ‘비례 재선’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더불어민주연합은 양심적 병역거부 논란 속 공천 배제된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 대신 김영훈 전 민노총 위원장에게 시민단체 몫으로 20번을 줬다. 김 후보는 2010∼2012년 민노총 위원장을 맡았는데 당시 민노총이 발간한 ‘통일 교과서’가 북한의 3대 세습과 핵 개발을 정당화했다는 논란을 빚었다. 더불어민주연합은 이날 발표에서 김 전 위원장을 ‘현 한국철도공사 기관사’로만 소개해 민노총 위원장 이력을 숨기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 진보당, 김재연 등 지역구도 기대
진보당은 이날 부산 연제구 야권 단일화 경선 결과 노정현 후보가 민주당 이성문 후보를 꺾고 단일후보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15일부터 이틀간 100% 국민 여론조사로 진행된 경선에서 진보 정당 최초 연제구 재선 구의원 출신인 노 후보가 연제구청장 출신인 이 후보를 꺾은 것. 정치권 관계자는 “노 후보가 4년 내내 쉬지 않고 지역 활동을 한 데다 진보당원들의 조직적인 몰표가 가세하면서 승리한 것”이라고 했다. 노 후보는 본선에서 국민의힘 후보인 김희정 전 의원과 붙는다.
민주당과 진보당은 진보당 후보가 출마한 87개 지역구 가운데 대구·경북과 호남권을 제외한 전국 50여 지역구에서 경선 등을 통해 단일후보를 선출하고 있다. 앞으로 진보당 소속 야권 단일후보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진보당은 통합진보당 출신이자 인지도가 있는 김재연 전 의원(경기 의정부을)의 경선 결과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민주당 후보는 이재강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다.
경기 부천을에선 국회의원 후보는 민주당 김기표 후보로, 시의원 후보는 진보당 이종문 후보로 단일화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전 선거 때 야권의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공직과 재정 운영권 등을 따로 챙겨주는 이면 합의 논란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