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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이슈 자율형 사립고와 교육계

자사고·외고 준비생 사교육비, 평균보다 1.6배 더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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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울 목동 학원가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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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등학교(외고)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사교육비가 일반고보다 더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고·외고 등의 존치로 고입 사교육이 증가하고 학습 부담이 늘어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교육부와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의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자사고 진학을 희망하는 초·중생의 사교육비는 66만3000원으로 전년 대비 8% 가량 증가했다.

외고와 국제고 준비생은 59만2000원, 과학고와 영재학교는 60만3000원 등으로 전년대비 각각 6.1%, 7.7% 늘어났다.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3.6%, 사교육비 총액 증가율이 4.5%였던 점을 감안하면 상승폭이 더 컸다.

자율형 공립고를 포함한 일반고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사교육비는 총 38만1000원으로 전년대비 5.5% 증가했다. 전체 월평균 사교육비인 43만4000원보다 낮다. 이밖에 예술고와 체육고 준비생은 지난해보다 월 평균 3.2% 증가한 41만2000원을 사교육에 썼고, 마이스터고는 28만9000원을 지출했다.

이같은 차이는 초등학교에서부터 나타난다. 자사고 진학을 원하는 초등학생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62만1000원으로 일반고 진학 희망 초등학생(35만8000원)보다 26만원 가량 많았다. 과학고·영재학교 진학 희망 초등학생은 57만2000원, 외고·국제고 진학 희망 초등학생은 57만1000원으로 일반고 희망 초등학생의 1.6배 수준이다.

중학생으로 좁혀보면 자사고 희망 학생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74만8000원이었다. 과학고·영재학교 진학 희망 중학생은 70만원, 외고·국제고 진학 희망 중학생은 64만6000원으로 더 높다. 일반고 진학 희망 중학생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42만7000원으로 역시 낮았다.

정부의 사교육 경감대책에도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오히려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자율형 사립고·외국어고 존치 결정으로 입시 경쟁을 해소하지 못한게 사교육비 증가세를 부추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자사고는 폐지 수순을 밟는 것으로 정해졌지만 정부가 바뀌고 다시 국정과제에 자사고와 외고 존치가 포함됐다. 지난 1월 정부는 자사고와 외국어고 등을 존치하는 것을 골자로 한 '초·중등 교육법 시행령'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결국 본격적으로 입시 경쟁이 벌어지는 연령대를 초등학생, 중학생으로 낮추는 효과가 발생했을 것이란 얘기다.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는 "자사고, 특목고 존치로 인해 고교입시 준비를 위한 사교육이 증가하고 중학생 학습 부담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며 "특정 고교유형과 사교육비 상승의 연관성이 확인됐기 때문에 고교유형 다양화 정책의 전면적 재고 및 고교서열화가 초래하는 사교육비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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