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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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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선관위, 정봉주-박용진 경선 여론조사도 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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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가 더불어민주당 경선 과정서 여론조사 왜곡 등 의혹이 제기된 서울 강북을 정봉주 후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중앙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월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세어 열린 민주당 교육연수원 발대식에서 정봉주 전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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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선관위는 14일 중앙일보에 “서울 강북을 정봉주 후보를 상대로 고발장 형태의 신고를 접수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접수된 고발장의 피고발인에는 정 후보 뿐 아니라 여론조사업체 관계자 A씨도 올랐다. 이들이 왜곡된 여론조사 등 부정한 방법을 동원해 당내 경선을 방해했는지 여부를 조사해달라는 게 주요 고발 취지다.

해당 의혹은 전날 박용진 의원이 당 재심위원회에 제출한 재심신청서에도 들어있다. 박 의원은 재심 신청에서 지난달 24일 실시된 한 여론조사업체의 ARS 여론조사를 문제 삼았는데, 정 후보 측이 ▶조사 전날 오전 “주말에 여론조사가 진행된다”고 사전 공지한 점 ▶여론조사 실시 19분 전 “02 여론조사가 오면 꼭!꼭! 받아주세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돌린 점 ▶여론조사 문항이 편파적으로 설계된 점 등이 석연치 않다는 내용이다. 박 의원은 이와 더불어 정 후보 측 단체 대화방에 휴대폰 청구지 주소를 이전하는 방법이 안내됐다면서, 안심번호 여론조사를 왜곡했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앞서 서울 선관위는 전날(13일) 서울 중-성동을 국민의힘 이혜훈 후보 측도 조사에 들어갔다. 이 후보 측 지지자가 모인 단체 대화방에서 한 참여자가 당원 여론조사 및 일반 여론조사 전화번호를 각각 소개하면서 “책임당원이라고 답해야 참여할 수 있다” “당원 아니라고 답해야 참여할 수 있다”며 중복투표 방법을 안내한 의혹이 대상이다. “응답자 나이를 속이라”는 취지의 대화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경선에서 패배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2일 “수학적으로 너무 믿기 힘든 결과가 나왔다”며 경선 원데이터 공개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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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공관위가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4·10 총선 후보 공천을 위한 면접을 실시하는 가운데 (왼쪽부터) 중구 성동구을 예비후보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혜훈 전 의원, 하태경 의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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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선에서 경선 여론조사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자, 정치권에선 “경선 여론조사가 시효를 다했다”는 말도 나온다. 16대 대선을 앞둔 2002년 11월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 당시 처음 시도된 경선 여론조사가 변질됐다는 것이다. ARS 방식 여론조사는 응답률이 낮은 탓에 과표집·역선택 등 조작에 가까운 시도가 통용되고 있다. 경선에서 낙선한 한 캠프 관계자는 “통상 일반국민 ARS 조사는 5000명 샘플에 응답률이 2~3%에 불과하다”며 “100명만 동원해 달려들면 결과를 바꾸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경선 여론조사 조작 사건에 실형이 선고된 사례도 있다. 2022년 장수군수 선거에 나선 한 경선 후보의 친동생 B씨가 지난해 5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법원은 B씨가 타지역 거주자의 휴대전화 요금 청구지를 옮기거나, 권리당원에게 ‘권리당원이 아니다’라고 거짓 응답하게 하는 등 방법으로 여론조사를 조작했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B씨 요청으로 휴대전화 요금 청구지 주소를 옮긴 이들에게도 벌금형을 내렸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강성 지지층은 여론조사 전화에 어떻게 응답해야 자기 의견이 반영되는지를 다 알 만큼 학습이 됐다”며 “경선 부정을 저지른 정치인에게 곧장 당선 무효형을 내리고 정치활동을 금지시키는 동시에, 부정 행위에 가담한 여론조사 업체도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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