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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성관계'에 연인 오빠가 구타" 난민 거부에 법원, "심사는 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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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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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튀니지에서 혼전 성관계로 여자친구의 오빠들로부터 폭행과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한 외국인이 국내에서 난민심사 자체가 거부당하자 소송을 내 승소했습니다.

인천지법 행정2단독 최영각 판사는 튀니지인 25살 A 씨가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장을 상대로 낸 난민 인정심사 불회부 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최 판사는 지난해 4월 A 씨의 난민 심사를 열지 않기로 한 결정을 취소하고, 소송 비용도 모두 부담하라고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장에게 명령했습니다.

1심에서 이긴 A 씨는 최종심에서도 승소하면 국내에서 난민 심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A 씨는 지난해 4월 11일 튀니지에서 여객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입국심사 과정에서 송환 지시를 받았습니다.

그는 "관광 목적으로 한국에 입국하려 한다"고 밝혔지만, 출입국 당국은 의심스럽다며 입국을 허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A 씨는 사흘 뒤 난민 신청을 했고,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은 "난민 신청을 할 이유가 없다"며 심사에 회부하지 않았습니다.

A 씨는 지난해 7월 한국 법원에 행정소송을 내며 "튀니지에서 폭행당하고 협박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소송에서 "튀니지에서 사귀던 여자친구의 오빠들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라며 "결혼 전 성관계가 교리에 위배된다며 폭행하고 협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현지) 경찰에 신고도 했는데 아무런 수사를 하지 않았다"며 "다시 튀니지로 돌아가면 박해받을 가능성이 충분해 난민으로 인정해야 하는데도 심사 기회 조치 주지 않는 것은 위법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법원은 A 씨의 난민 신청이 명백한 이유가 없는 경우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의 심사 불회부 결정은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최 판사는 "'여자친구 오빠들로부터 폭행과 협박을 당했다'는 A 씨 주장은 개인의 위협에 해당해 난민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작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위협의 근본적인 원인이 종교적인 이유라면 박해에 해당할 수 있어 난민심사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A 씨가 난민인정 제도를 남용하고 있다고 볼 만한 뚜렷한 사정도 없다"며 "A 씨 청구를 받아들인다"고 덧붙였습니다.

민경호 기자 h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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