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품이 배달 등 피해 확산
소비자상담센터 알리에 불만
1년 5배 늘며 작년 465건
소비자상담센터 알리에 불만
1년 5배 늘며 작년 465건
서울시내 한 지하철 승강장 광고판에 중국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알리 익스프레스’의 광고가 붙어 있다. [한주형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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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테무 같은 중국 이커머스가 한국시장 영향력을 키우면서 소비자는 물론 유통업계와 제조업 생태계까지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초저가 상품 공세 속에 소비자가 불량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늘고, 국내 사업자는 가격경쟁에서 밀려 폐업 위기에 내몰렸다. 정부 차원에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한국 유통업 생태계가 고사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13일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지난해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알리익스프레스 관련 소비자 불만은 465건으로 전년 대비 5배로 늘었다. 전체 신고 중 절반에 달하는 226건은 배송이 지연되거나 상품이 누락되는 식의 계약 불이행에 따른 불만이었다. 불량 또는 파손제품을 받아 ‘품질 불만’으로 신고한 경우도 전체 5분의 1에 달했다. 올들어서도 1월에만 150건 넘게 접수돼 피해 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양상이다.
유통업계는 한국 소비자 다수가 중국 이커머스 상품에 품질 위험이 있다는 점을 알고도 구매한다는 걸 더욱 큰 문제로 본다. 어차피 초저가 물건이라 불량품은 버리면 된다는 인식이 커서 ‘저품질’ ‘짝퉁’ 위험을 알려도 구매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경기도에 사는 30대 남성 A씨는 “3000원에 구입한 로봇청소기가 며칠 안돼 더 이상 작동하질 않았다”며 “애초 3000원대 로봇청소기에 기대한 게 크지 않아 별도 환불 요청없이 폐기 처분했다”고 전했다.
반면 한국 영세기업·소상공인은 생존위기에 처했다.
인천에서 양말공장을 운영하는 A씨는 “중국 이커머스에서 양말 10켤레를 3000원에 판매하는 걸 봤는데 국내 업체는 이런 저가 공세를 견디기 힘들 것”이라며 “코로나 팬데믹 때 이미 양말공장의 3분의 1이 문을 닫았는데 이런 흐름이 지속된다면 다 없어질지도 모른다”고 토로했다. 충북 제천에서 음이온 칫솔 살균기를 만드는 B씨는 “알리, 테무, 쉬인 때문에 1년새 매출이 반토막 났다”며 “우리 제품은 원가가 1만원인데 알리에선 비슷한 제품을 5000원부터 판매하고 있으니 경쟁이 안된다”고 했다.
특히 주얼리, 신발, 속옷 같은 패션분야와 우산, 수건을 비롯한 잡화분야는 국내 영세업체가 초토화되고 있다.
스마트폰 케이스 업체인 C사 대표는 “중국에서 제조해 한국으로 들여오는데 세금, 물류비를 감안하면 중국에서 직구로 들어오는 제품보다 비쌀 수밖에 없다”며 “중국 파상공세에 한국 소비재시장이 ‘메이드 인 차이나’에 잠식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최근 알리가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상생’ 프로그램을 내놓겠다고 밝혔지만 한국에서도 가격 경쟁력을 잃은 영세기업·소상공인이 초저가 납품기준을 맞출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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