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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이슈 국방과 무기

美 "우크라에 3억달러 무기 지원"...의회서 막히자 국방비 쥐어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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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공화당의 반대로 지난해 연말 이후 중단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일시적으로 재개한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미 국방부가 포탄 등 무기 구매 과정에서 가격협상으로 확보한 예산을 전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폴란드 대통령과 총리를 백악관에 초대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의지를 피력하며 의회에 추가 지원 예산 통과를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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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우크라이나 최전선인 바흐무트 마을 인근에서 우크라이나군 제93기계화여단 방공부대 소속 군인들이 대공포를 발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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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에 시급한 3억 달러(약 3937억원) 상당의 무기 및 장비를 추가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재원과 관련해선 “국방부가 과거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던 무기 재고를 보충하기 위해 방산업체와 구매 계약을 하는 과정에서 가격 협상으로 확보한 일부 예산”이라고 설명했다.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반대로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예산안이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자 마련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미국이 추가 지원하는 무기에는 우크라이나군에 절실한 155㎜ 포탄, 다연장 로켓인 고속기동포병로켓체계(HIMARS·하이마스)용 탄약 등이 포함됐다. 특히 축구장 1개 면적을 공격할 수 있는 하이마스는 그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에 여러 차례 치명타를 입힌 무기 체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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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11월 5일 우크라이나 북부 헤르손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이 고속기동포병로켓체계(HIMARS)를 전선 가까이에서 발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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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설리번 보좌관은 “이번 지원으로 우크라이나군이 당분간 포격을 계속할 수 있겠지만, 그 기간은 짧을 것”이라며 의회에 예산 통과를 서둘러달라고 요청했다.



"푸틴, 안 멈추고 계속 진격할 것"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폴란드의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도날드 투스크 총리를 만나 “의회는 너무 늦기 전에 반드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초당적인 안보 예산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3년째 꺾이지 않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쟁 수행 의지를 두고 “우크라이나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 진격해 유럽과 미국, 자유 세계 전체를 위험에 빠트릴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사실상 푸틴을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아돌프 히틀러에 비유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에서 25년 전 폴란드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할 당시 상원의원으로서 관여한 사실을 거론했다. 이어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가입식 때) ‘우리가 함께할 때 지구상 어떤 군대도 우리보다 강하지 않다’고 말했다”며 “나는 당시에도 그것을 믿었고 지금도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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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왼쪽),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오른쪽)이 만나 대화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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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폴란드가 나토의 국방비 지출 목표(GDP 대비 2%)의 두 배인 4%를 지출하고 있다”고 추켜세우며 “그 대부분이 미국산 무기체계를 사는데 쓰인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선 경쟁을 의식한 듯, 자신의 임기 내 미국 방위산업이 부흥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날 회담에 앞서 설리번 보좌관도 기자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폴란드 측에) 20억 달러(약 2조6218억원) 상당의 (무기 구매를 위한) 차관을 제공하고 아파치 헬리콥터 96대 판매를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담을 마친 두다 대통령은 조지아주(州)의 보그틀 원자력발전소를 방문할 계획이다. 두다 대통령은 “유사한 원전이 폴란드에도 건설될 것”이라며 “회담에서 핵에너지 및 기후 문제와 관련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폴란드는 2022년 첫 핵발전소 사업자로 한국수력원자력과 경쟁하던 미국의 웨스팅하우스를 선정했다. 현재는 두 번째 원전 건설 사업자 선정 과정에 있다. 이와 관련, 설리번 보좌관은 “폴란드 측과 매우 건설적인 대화를 하고 있다”며 “폴란드와 민간 원자력 협력을 계속 심화하고 확대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유럽연합(EU)도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자금 확충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는 13일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의 곳간 역할을 하는 유럽평화기금(EPF)에 50억 유로(약 7조1741억원)를 투입하는 방안을 승인할 예정이다. 또 덴마크의 경우 별도로 3억3700만 달러(약 4425억원) 상당의 군사 원조를 12일 결정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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