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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연재] 연합뉴스 '특파원 시선'

[특파원 시선] '카페인 과다섭취' 조롱받은 바이든과 긴즈버그 전 대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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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연설하는 바이든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그는 과다하게 카페인을 섭취한 화난 노인처럼 들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7일(현지시간) 국정연설에 대해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 간판 앵커이자 친(親)트럼프 인사인 션 해니티는 바이든 대통령의 별명을 '슬리피(Sleepy·졸린) 조'에서 '잭업(Jacked up·각성제 등에 의해 흥분한) 조'로 불러야겠다면서 이같이 평가했다.

조롱조의 표현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극보수 인사도 바이든 대통령이 평소와 달랐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그는 실제 "미국은 매우 다른 조 바이든을 봤다"면서 "평소의 그는 간신히 문장 2개를 연결한다"고 말했다.

AP통신 등이 '혈기 왕성한(feisty)'으로 묘사한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대해서 일반 유권자도 일단은 평소보다는 좋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CNN의 조사에서 무당층들의 직무 수행 능력에 대한 신뢰도도 연설 전후로 17%포인트(51%→68%)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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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근래 들어 국정연설 자체가 실질적인 지지율 변화로 이어진 사례는 거의 없다는 게 미국 언론의 분석이다.

나아가 정책 성과와 비전 등을 제시하는 국정연설의 제1 관심사가 대통령의 나이라는 점 자체가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문제를 보여준다.

재선에 성공할 경우 86세에 퇴임하는 바이든 대통령이 신체적으로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느냐라는 유권자들의 합리적인 우려가 재선 도전에 나선 바이든 대통령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일자리, 투자 등 경제 지표적으로는 이전보다 괜찮은 상태지만, 고령 문제에 성과가 묻히고 지지율도 정체된 상태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일각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제2의 긴즈버그'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진보 진영의 대모로 불린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전 연방 대법관은 트럼프 정부 때인 2020년 췌장암으로 87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임기 말임에도 불구하고 후임 대법관 임명을 강행했고, 결과적으로 4년 임기 중 3명의 대법관을 임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이념 성향 구조가 보수 6 대 진보 3으로 재편된 연방 대법원은 이후 연방 차원의 낙태권 인정 판결 폐기 등 보수 판결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긴즈버그 전 대법관은 오바마 정부 때 일각에서 나이 등을 이유로 퇴임 요구를 받았으나 수용하지 않았다. 그 결과 최고의 사법 권력이 보수 진영으로 넘어갔다고 일각에서는 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국정연설을 통해 민주주의의 위기를 부각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를 막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정연설을 시작으로 3월 대공세에 나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 논란을 돌파하고 재선에 성공할지 아니면, 정치권력을 넘겨주며 민주주의 위기를 심화시키는 직접적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solec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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