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
주호주 대사 임명 3일 만에 소환
출국 앞두고 소환조사 일정 당겨
“출금 해제 위한 포석” 지적도
공수처는 7일 이 전 장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조사는 오전 9시부터 4시간여 진행됐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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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는 지난 1월 국방부와 해병대 관계자들을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착수했다. 공수처는 당초 압수수색 대상자를 불러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이 전 장관 등 윗선에 대한 수사를 이어 갈 계획이었으나, 이 전 장관이 주호주 대사로 임명되면서 소환조사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조사 시간이 4시간여로 짧은 것을 두고 공수처가 출국금지를 해제하기 위해 급하게 조사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 전 장관은 이미 외교관 여권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전 장관이 외교관 여권을 발급받았더라도 법무부의 출국금지 해제 조치가 없으면 출국이 불가능하다. 출국금지 조치를 해제하기 위해선 당사자가 이의 신청을 해 출국금지심의위원회에서 이를 결정하거나 법무부 장관이 직권으로 해제를 결정해야 한다. 대통령실은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진 것을 몰랐다는 입장이다.
이번 의혹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채 상병 사건을 군사법원법상 군에서 수사할 수 없는 사건에 해당한다고 보고 경찰에 적법하게 이첩했으나, 국방부 검찰단이 영장 없이 자료를 회수하는 등 수사 외압을 행사했다는 게 골자다.
공수처는 이날 이 전 장관을 상대로 당초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에게 과실치사혐의를 적용해 경찰에 이첩된 사건이 국방부 검찰단에 회수·재검토되는 과정에 관여했는지 등을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은 지난달 1일 용산 중앙군사법원에서 열린 박 대령의 항명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 2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전 장관) 지시가 없었으면 정상적으로 이첩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전 장관은 또 지난해 7월 해병대 사령관에게 수사결과 브리핑을 취소하라고 지시한 후 김 사령관과 정종범 부사령관 등에게 “임 전 사단장을 정상 출근시키라”고 여러 차례 지시하는 등 임 전 사단장의 복귀를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임 전 사단장을 처벌 대상에서 빼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던 이 전 장관의 입장과 배치된다.
유경민·김예진·이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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