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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조선업 ‘훈풍’ VS 해운업 ‘삭풍’… 바다 위 양대 산업 엇갈린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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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주력 외자 획득 사업 명암

조선 ‘빅3’ 연초부터 수주 대박

HD한국조선해양, 71억弗 수주

두 달만에 年 목표치 52% 달성

삼성重·한화오션도 호황 누려

해운 국제운임 2023년 71% 폭락

HMM, 2023년 매출 55% 감소 타격

해운동맹 재편·홍해 불안 ‘악재’

한때 바다를 기반으로 한 한국의 주력 외자 획득 사업이었던 조선·해운업 명암이 올해 들어 더욱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대형 조선 3사는 연초부터 이어진 수주 훈풍을 타고 순항 중인 반면, 유일 국적 원양해운사 HMM은 글로벌 해운동맹 재편에 운임 하락, 홍해발(發) 불안 요인까지 겹쳐 고전하는 모양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71억6000만달러(9조5536억원)어치의 선박 등을 수주하며 2개월여 만에 올해 연간 목표 수주액(135억달러) 52%를 달성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일까지 성사된 오세아니아, 유럽 소재 선사와의 2조7218억원 규모, 14척에 대한 건조계약이 바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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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은 지난달까지 37억달러(4조9395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연간 목표치(97억달러)의 38%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6일 카타르에서 17만3000㎥급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5척을 35억달러(4조5716억원)에 수주한 바 있다.

한화오션은 현재 목표 달성률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공시 내용 등을 보면 지난달 말 중동지역 선사로부터 LNG운반선 12척에 대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고, 1, 2월 오세아니아지역 선주로부터 초대형 액화프로판가스(LPG)·암모니아 운반선 2척(3312억원), 원유운반선 2척(3420억원) 등을 수주한 실적이 있다.

3월 이후 국내 조선사 수주 전망도 ‘맑음’이다. 프랑스 토탈에너지가 6조원 규모의 모잠비크 LNG운반선 17척을 발주할 수 있어서다. 선박 건조가격을 나타내는 신조선가지수가 올해 들어 계속 오르는 상황이라 계약 가격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조선업에 대한 적극 지원 계획을 이날 내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K조선 차세대 이니셔티브’를 발족하고, 향후 5년간 민·관 합동으로 9조원을 투자해 조선산업 초격차 확보를 위한 ‘신산업정책 2.0’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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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 업계에선 ‘불황의 터널’ 통과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공급 정상화와 수요 둔화로 미주와 유럽 등 전 노선에서 운임 하락이 지속된 영향이다.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022년 평균 3410p에서 지난해 평균 1006p로 71% 하락했다.

세계 해운동맹 재편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동맹 중 가장 큰 곳은 선복량 기준 1위인 MSC(스위스)와 2위 머스크(덴마크)로 이뤄진 ‘2M’이다. 이어 3위 CMA-CGM(프랑스), 4위 코스코(중국), 6위 에버그린(대만)으로 구성된 ‘오션 얼라이언스’와 5위 하팍로이드, 7위 ONE(일본), 8위 HMM, 9위 양밍(대만)이 속한 ‘디 얼라이언스’ 등이 해운 시장을 삼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머스크와 하팍로이드가 새로운 동맹 ‘제미니협력’을 내년 2월부터 구성하겠다고 밝히면서 해운 시장의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하게 된 상황이다. HMM이 속한 ‘디 얼라이언스’에서 시장 점유율이 가장 큰 하팍로이드가 빠질 경우 HMM의 운임 등에 있어 시장 내 경쟁력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예멘의 친(親)이란 반군 후티의 위협으로 세계 물동량 12%가 통과하는 홍해 항로, 특히 수에즈운하 통항에 차질을 빚으며 항행 비용이 늘어난 것도 해운사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채명준·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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