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날짜별 종가. 3월5일은 오후 4시45분 가격이며 이날 오전 9700만원까지 상승했다. |
가상자산(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국내 가격이 1억원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량이 반으로 줄어들어 코인가격이 급등한다는 반감기가 1개월 뒤 시작되면서 수요가 붙었다. 여기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상장·거래 승인이 지난달 현실화되면서 전통 자본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된 것이다.
코인시세와 동행하곤 했던 금 선물 가격도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투자대기성' 자금으로 불리는 요구불예금 잔액도 지난달말 23조원 넘게 불었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과 금리인하 기대감이 교차되면서 국내외 자산시장이 최근 요동치는 모습이다. 대체자산 관련 가격 상승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5일 오전 10시52분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9700만원을 기록했다. 이번주(4일 오전 9시부터 집계) 저점(4일 오전 9시49분 8730만2000원)과 비교하면 25시간만에 11% 상승했다. 해외 가상자산 거래사이트(코인마켓캡)에서 이날 오전 비트코인 가격은 6만8785.95달러(약 9171만9252원) 까지 상승했다. 2021년11월 기록한 역대 최고가인 6만8789.63달러와 불과 3.68달러 차이가 나는 수준까지 근접했다.
이날 오후 들어 비트코인 가격은 소폭 조정을 받았으나 시장에서는 1코인=1억원 시대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도 높은 웃돈을 주고 매수하려는 투자자들이 나타난다. '밈 코인(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요소)' 대표 주자인 도지코인은 이번주 업비트에서 27% 이상 상승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라이트 코인 등 가상화폐 관련 거래소 스케치 및 실물 주화 스케치 컷 /사진=머니S 임한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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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안전자산 금값도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4일(미국 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금 4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온스당 30.60달러, 1.46% 오른 2126.30달러로 마감했다. 금 선물가격이 2100달러를 넘어서기는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6일과 7일로 예정된 미 연방 하원 및 상원 증언에서 조기 금리 인하를 시사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런 바람이 금값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통상적으로 금값은 금리가 낮아질 때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일각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이면 금값도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가상자산과 금값이 초강세를 보이면서 투자시장을 기웃거리는 뭉칫돈이 눈에 띄게 늘었다. 국내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요구불예금 잔액은 23조5536억원 늘어 614조2656원으로 집계됐다. 요구불예금은 비교적 자유롭게 돈을 넣고 뺄 수 있기 때문에 투자처가 마땅하지 않은 시기에 쌓여 투자대기성 자금으로 불린다. 이 자금이 유입되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상승랠리에 가수요가 붙을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요구불예금이 단기적으로 늘어났다면 기존 자산을 떠나 처분하고 들어온 현금일 확률이 높다"며 "수익성이 높은 곳의 투자를 위한 대기 자금이라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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