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전반기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 첫날인 4일, 한미 공군의 대대급 연합공중훈련인 '쌍매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공군 제11전투비행단 122대대 소속 F-15K 전투기가 공군 오산기지에 전개해 이동하고 있다. 공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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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올해 한미 정례 연합훈련인 '자유의 방패'(프리덤 실드) 연습을 맹비난하며 "안보 불안을 심각한 수준에서 체감하는 것으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 국방성은 노동신문이 5일 보도한 대변인 담화에서 "미국과 대한민국이 정전상태 지역의 정세에 예측 불가능성을 증폭시키는 도발적인 대규모 합동군사연습을 또다시 개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번 연습에는 지난해에 비해 2배로 증대된 야외기동훈련 계획이 포함돼 있으며, 존재 명분도 없는 이른바 '유엔군사령부' 소속 11개 추종 국가무력까지 동원됐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5일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북방한계선(NLL)에 대해 "국제법적 근거나 합법적 명분도 없는 유령선"이라고 규정한 데 이어, 유엔사마저 '존재 명분이 없다'며 딴죽을 걸고 나선 것이다.
북한은 또한 '자유의 방패'가 방어 연습이라는 한미의 입장을 전면 부정하며 한반도 정세 불안의 책임을 전가했다. 국방성은 "한 점의 불꽃으로도 핵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조선반도지역에서 세계 최대 핵보유국과 10여 개 추종국가들이 결탁해 전개하는 대규모 전쟁연습은 절대 방어적이라고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은 뒤, "인민의 복리증진을 위한 경제 건설에 대규모 군병력이 투입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현실과 뚜렷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제시한 '지방발전 20X10 정책' 실행을 위해 조선인민군 124연대를 새롭게 조직, 인력 확보에 나섰다. 이를 부풀려 자신들의 책임을 발뺌하고, 북한 주민들의 반한·반미 감정을 고조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8일 '지방발전 20X10 정책'의 시작을 알리는 평안남도 성천군에서 지방공업공장 건설 착공식에 참석해 첫 삽을 뜨고 있다. 평양=노동신문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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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적 대응도 예고했다. 국방성은 "조선반도 지역의 불안정한 안보 환경을 강력히 통제하기 위한 책임적인 군사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미국과 대한민국은 자기들의 그릇된 선택이 가져올 안보 불안을 심각한 수준에서 체감하는 것으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대북 전문가들은 이번 엄포가 국방성발(發)이라는 데 주목한다. 단순한 으름장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국방성의 경고는 단순한 견제 수준을 넘어 초강대강 대결을 예고한 것"이라며 "전시체제로의 이행을 선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다만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최근 북한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성과 도출에 집중하고 있고, 중·러와 경제협력 및 인적교류 확대를 위한 한반도 안정화를 추구하는 만큼 군사적 조치는 최대한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05년 9월 29일 아라비아해에서 인도-미국 합동해군훈련에 참가한 미 해군 이지스구축함 히긴스함의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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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미 해군 이지스구축함인 히긴스함이 제주해군기지에 입항했다. 하긴스함에는 함대지 순항미사일인 토마호크가 장착돼 있다. 해군 관계자는 "이번 입항은 군수 적재와 승조원 휴식을 위한 것으로, 자유의 방패 연습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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