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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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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빅데이터가 말했다... "수도권은 부동산, 지방은 일자리 대책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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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정책 수립용 빅데이터' 분석
한국일보

1일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게시된 매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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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을 앞두고 있는 수도권 유권자들은 부동산과 교통망 대책에 대한 관심이 가장 많았다. 반면 수도권 이외 지역 유권자들은 인구 소멸 대응과 일자리 대책 필요성에 더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광주와 대구 등 영호남 거점에선 민간공항 설치를 전제로 한 군(軍)공항 이전 문제가, 충청에서는 서울로 이어지는 도시철도의 확장이 숙원사업이었다.

한국일보가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의 '정책선거 문화 확산을 위한 언론기사 빅데이터 분석’ 자료를 분석한 결과, 수도권과 수도권 이외 지역 유권자들의 정책 수요가 뚜렷하게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자료는 선관위가 각 정당의 세밀한 정책 공약 수립을 돕기 위해, 21대 총선 직후인 2020년 5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3년간 29개 언론 매체(전국일간지 11개·경제일간지 11개·방송사 7개) 기사를 분석해 지역별로 분류한 결과다.

강서·인천은 전세사기 대책 마련 시급


한국일보

서울 강서구의 한 빌라에 분양·임대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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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분석에서 우선 수도권은 주택과 교통망 관련 키워드가 압도적이었다. 서울에서는 상위 5개 주제 가운데 ‘부동산·지역개발’ 키워드가 4만9,221건으로 가장 많았다. 세부적으로는 주택공급(1만1,312건)과 서울주택도시공사(1만162건), 공공재건축(4,219건) 등의 키워드가 상위에 포진했다.

최근 몇 년간 수도권 지역에서 잇따라 발생한 전세사기 사건에 대한 영향도 컸다. 특히 피해가 가장 컸던 서울 강서구에선 5만278건의 뉴스 가운데 기소·재판·구속(5,369건), 서울남부지법형사(2,859건), 전세사기(2,797건), 전세보증금(2,030건) 등 전세사기 관련 뉴스가 1만 건을 훌쩍 넘겼다. 소위 '건축왕'으로 불린 피의자로 미추홀구를 중심으로 피해가 컸던 인천에서도 전세사기 피해(2,688건)와 전세피해지원센터(1,111건), 건축왕(438건) 등에 대한 비중이 컸다. 피해자에 대한 ‘선(先) 구제 후(後) 구상권 청구’ 방식 등 전세사기 구제책을 제시했던 더불어민주당 공약이 수도권에서 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도에선 국가철도망구축계획(7,371건)과 김포골드라인(2,451건) 등 서울 출퇴근 시간을 줄일 교통망 확충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았다. 지난해 11월 경기 김포의 서울 편입을 내걸었던 국민의힘이 총선을 앞두고 다시 해당 공약에 숨을 불어넣는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방에선 공항, 기업, 공공기관 유치가 ‘빅 뉴스’

한국일보

지역별 언론기사 분석 주요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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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호남에선 지난 4년간 민간공항 유치와 기업과 공공기관 유치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수도권 접근성이 높아지고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야, 청년 유입과 지역 경제 활성화, 인구 감소 억제 등의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구체적으로 영호남의 주요 거점인 대구와 광주에서는 민간공항 활성화가 주요 과제다. 대구에선 대구경북통합신공항(8,833건), 군공항이전(2,501건), 이전부지선정(1,539건) 등 공항 관련 이슈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광주에서도 군공항이전(6,016건), 광주군공항(4,295건), 광주민간공항이전(3,201건) 등이 가장 큰 관심사로 꼽혔다.

전남에선 ‘지역발전·행정’ 관련 뉴스가 가장 많았는데, 과학기술정통부(733건), 우주센터(220건), 빛가람혁신도시(213건) 등의 주제가 많았는데 이는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전남 고흥의 우주산업 발전과 맞닿아 있다. 전북에선 탄소산업진흥원(1,167건)과 국가식품클러스터(624건), 새만금개발청(486건) 등 새로운 공공기관과 특성화사업지구 선정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경북에선 SK에코플랜트(334건)와 SK실트론(216건), 경남에선 마산로봇랜드(167건) 등 기업과 미래산업 관련 키워드가 관심을 끌었다.

PK는 부산엑스포 실패 달래야 승리

한국일보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용(왼쪽 두 번째) 삼성전자 회장 등이 지난해 12월 6일 부산 중구 깡통시장을 방문해 떡볶이를 시식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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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벨트'를 중심으로 여야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부산에서는 ‘행정(1만8,069건)’과 ‘지역개발·부동산(9,247건)’과 관련한 주제에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행정 분야에선 2030 세계박람회 유치(5,415건)와 지역경제 활성화(4,639건)가, ‘지역개발·부동산’ 관련 뉴스에선 가덕신공항(4,537건) 뉴스가 상위에 포진했다. 경남에서도 지역경제 활성화(366건)와 가덕신공항(232건), 김해신공항(98건) 이슈가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엑스포 유치 실패에 실망한 지역 민심을 얼마나 보듬냐가, 민주당 입장에서는 그 틈바구니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인상적인 대안을 내놓는 게 과제가 될 전망이다.

철도 확장 원하는 충청… ‘철도 지하화’는 글쎄?

한국일보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 할 것 없이 철도 지하화를 공약으로 내건 가운데 지난달 27일 서울 양천구 신정차량기지 위에 지어진 주택단지의 모습. 이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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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민심은 서울로 이어지는 철길 확장에 꽂혔다. 이른바 ‘CTX’로 불리는 충청권광역급행철도 추진으로, 서울 출퇴근이 가능한 ‘1일 생활권’으로 묶이는 숙원사업 해소가 관건이다. 선관위가 분석한 대전 빅데이터에선 ‘도시지역개발’ 주제 중에서 충청권광역철도(1,211건) 관련 기사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충북에서도 수도권광역철도(130건)와 국가철도망구축(90건), 충남에서도 수도권전철연장(37건), 4차 국가철도망구축(36건) 등 유사한 이슈가 상위에 포진했다.

최근 여야가 경쟁적으로 내놨던 전국적인 '철도 지하화' 공약은 전국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유권자들의 정확한 수요를 반영하지 않은 포퓰리즘 성격이 강한 공약이라는 비판이 가능한 지점이다. 이에 대해 이용모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여야가 선거 때마다 마구잡이로 던지는 공약들이 많다"면서 "재원 확보 방안도 전혀 마련되지 않은 채 유권자들 수요까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공약들은 최소화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책선거 문화 확산을 위한 언론기사 빅데이터 분석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총선 직후인 2020년 5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3년여간 총 29개 매체(전국일간지 11개·경제일간지 11개·방송사 7개)를 선정, 전체 내용물에서 일정 패턴을 발견해 내는 '토픽모델링'의 일종인 '잠재 디리클레 할당(LDA·Latent Dirichlet Allocation)' 기법으로 자료를 도출했다. 온라인 기사 제목과 본문 중 광역시 및 시·군·구별 민생이슈 관련 키워드를 도출한 결과 서울이 47만5,026건으로 가장 많았고, 울산광역시가 10만1,996건으로 가장 적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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