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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익명 의사 “갑자기 국민들이 의사를 미워했을 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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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지금도 못난 놈은 못 벌고 잘난 놈은 잘 버는 세상 아닌가"

세계일보

블라인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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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의사로 인증한 사용자가 일부 의사들의 언행을 지적해 눈길을 끌고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4일 블라인드에 올린 글에서 A씨는 "필수과는 아니지만 일단은 의사다 보니 의사라는 직업 자체가 싸잡아서 욕을 먹는 상황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라며 "고장난명이라고 갑자기 국민들이 의사를 욕하고 미워했을 리는 없다"라고 밝혔다.

A씨는 국민들이 의사들을 비판하는 이유에 대해 "원인이야 한 두 가지가 아니고 정당한 반론을 펼칠 수도 없이 부끄러운 항목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며 "안타까운 건 지금 이런 상황에 불에 기름을 붓듯 말로 천 냥 빚을 지는 일부 의사들이 보인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자기 경험을 토대로 비판을 이어갔다. A씨는 "다른 일은 안 해봐서 다른 직업은 모르지만 의대생이나 의사들 보면 눈치나 사회성 떨어지는 애들 분명히 있다"라며 "보면 얘는 환자 안 보는 과 가는 게 낫다 싶은 생각이 드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A씨는 해당 성향의 의사들이 종합 병원이나 지역 사회 등에서 환자를 대면하는 과로 간다고 전했다. 그는 "그런 사람들 가운데 자기 객관화가 안 되어 있는 사람들은 환자 안 보는 과를 잘 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 아쉬운 건 저런 사회성 떨어져서 환자 볼 능력이 안 되는 애들이 면허만 있다고 깝죽거리고 다닌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준 미달의 일부가 의사 전체를 욕 먹인다는 비판도 내놓았다. 그는 "어디 가서 의사 욕 먹이는 짓 하는 놈들 보면 화가 난다"며 "비단 범죄자뿐 아니라 수준 미달의 의사를 볼 때도 그렇다"라고 했다. 전날 열린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에도 일부 의사들이 제약사 영업사원들에게 참석을 종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A씨는 의대에서 의사를 양성할 때 전인교육에도 중점을 둘 것으로 제안했다. 전인교육은 지식이나 기능 따위의 교육에 치우치지 아니하고 인간이 지닌 모든 자질을 조화롭게 발달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을 말한다.

그는 "의대교육을 하고 평가할 때 좀 더 전인적인 평가를 했으면 하고 늘 생각한다"라며 "단순히 기초과목 임상과목 학점만 잘 받으면 대충 졸업시켜 주는 게 아니라 좀 더 의사다운 사람을 가릴 수 있는 방향으로 간다면 좋겠다"라고 제시했다.

이어 "입학은 쉬우나 졸업과 면허 획득은 어렵게 만든다거나 하는 식"이라고 덧붙였다.

의대 증원에 대해 A씨는 "개인적으로는 의대 증원이니 감축이니 그냥 그러려니 한다"라며 "어차피 지금도 못난 놈은 못 벌고 잘난 놈은 잘 버는 세상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의료사고에 대한 의료인 형사 처벌 부담을 완화하는 특례법 도입을 추진하자 환자단체가 저지 운동을 예고했다.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은 의료인이 '책임보험·공제'에 가입하면 의료사고에 대한 공소 제기를 면제해주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다.

특히 필수의료 분야에서는 의료인이 과실로 환자 사망사고를 냈더라도 보상한도가 없는 '종합보험·공제'에 가입했다면 형을 감면받을 수 있게 해, 의사들을 필수의료로 유도하기 위한 '당근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백혈병환우회 등 9개 단체가 모인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4일 낸 성명문에서 "정부가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에 반대하며 이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1일 발표한 필수의료 대책에서 특례법안 내용을 처음 공개했으며, 29일에는 법무부와 국회도서관에서 구체화한 내용을 발표하고 환자단체와 의료계, 법학계 등의 의견을 듣는 공청회를 개최했다.

연합회는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이 ▲ 내용상 위헌 소지가 있고 ▲ 의료인 특혜적이며 ▲ 입법의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됐다는 점을 근거로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은 운전자에게 보험 가입을 조건으로 일부 형사 책임을 면하게 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을 벤치마킹했는데, 이 법은 2009년 헌법재판소에서 일부 위헌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연합회는 "자동차 사고처럼 입증 책임을 (의료인에게) 전환하도록 규정하지도 않았으면서 위헌성이 높은 중상해·사망·중과실 의료사고까지 특례를 허용했다"고 비판했다.

연합회는 응급·중증·분만 등 필수의료 과목의 형사 책임 부담을 완화하겠다던 당초 정부 입장과 달리, 법안이 '미용·성형'을 포함한 모든 의료행위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도 반발했다.

연합회는 "의사·치과의사·한의사·조산사·간호사의 미용·성형을 포함한 모든 의료행위를 대상으로 형사처벌 특례를 허용한다는 점에서 '의료인 특혜성 법률'"이라고 비판했다.

또 "정부가 지난해 관련 이해관계자(법조계·의료계·소비자계 등)가 참여하는 의료분쟁 제도 개선 협의체에서 논의되지 않은 내용을 포함해 의료계에 유리한 법안을 일방적으로 추진했다"며 "국민과 환자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아 절차적 정당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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