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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사설] 진료거부 3주차, 정부·의사 모두 힘겨루기만 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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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4일 오전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상황실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조 장관은 “불법적인 집단행동에 대한 정부의 대응 원칙은 변함이 없다”며 “오늘부터 미복귀한 전공의 확인을 위해 현장 점검을 실시해 법과 원칙에 따라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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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2천명 확대 정책에 반발하는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의 근무지 이탈이 3주차로 접어들었다. 정부가 제시한 전공의들의 복귀 시한(2월29일)이 지났지만 대부분은 병원에 돌아오지 않았다. 정부는 4일 근무지 이탈 전공의들에 대한 의사면허 정지 처분 절차를 밟기 시작했지만, 당사자들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정부와 의사단체 갈등이 출구를 찾지 못한 채 힘겨루기만 지속되는 양상이다. 장기화할수록 피해는 환자들이 떠안게 된다. 전공의는 즉각 환자 곁으로 돌아간 상태에서 대정부 협상에 나서고, 정부는 의대 증원을 넘어 ‘필수의료 패키지’ 구체화로 정책 신뢰도를 높여 의사들이 대화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이날 전국 수련병원 50곳에 직원을 파견해 전공의들의 복귀 현황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최종적으로 전공의 근무지 이탈을 파악해 의사면허 정지 처분에 나선다는 것이다. 정부가 각 수련병원으로부터 받은 업무개시명령 불이행자는 7854명에 이른다. 이와 함께 정부는 집단 사직을 주도한 전공의 지도부에 대해선 형사고발에 나설 계획이다. 또 정부는 전국 40개 대학의 의대 증원 수요를 취합해, 대학별 인원 배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면허정지와 형사고발, 신입생 배정으로 정책 굳히기에 들어간다는 전략이다.



정부가 의료 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정부는 의료 공백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사태를 조속히 수습해야 할 책임도 지고 있다. 3월부터 새로 들어와야 할 인턴과 레지던트 1년차들이 임용을 포기하는가 하면, 일부 병원에선 교수를 조력하는 전임의들마저 이탈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지금도 수술이나 항암·방사선 치료 지연으로 고통을 호소하거나 응급처치를 받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지 않나. 이런 상황인데도 정부가 세밀한 대책도 없이 장기전을 준비하는 태세를 보이는 건 납득되지 않는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과거 정부처럼 물러날 것이라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라고 전했다고 한다. 정부 정책을 보완해 의사들이 대화에 나서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시국에 마치 힘겨루기를 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서야 되겠나.



전공의들도 선복귀·후협상에 나서는 것이 순리다. 지난달 20일 전면 백지화만 요구안으로 제시한 뒤, 대화 제의를 줄곧 거절한 채 묵묵부답이다. 정부 정책을 원점으로 돌리겠다는 억지만 부려서는 갈등만 더 악화시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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