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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서 소득 수준이 서울만큼 높은 곳이 분당이다. 최근 대통령이나 경기도지사 선거 때는 국민의힘 후보 지지도가 높았지만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국회의원으로 뽑아주는 '스윙보터' 지역이기도 하다. 현재는 여야가 1석씩 나눠 갖고 있지만 4월 총선에서는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여야는 40만명(분당갑 21만명·분당을 19만명)의 까다로운 분당 표심을 잡기 위해 이름값 높은 인물로 대진표를 확정하고 총력전에 돌입했다. 4·10 총선 격전지로 떠오른 분당 후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성남의 강남'으로 불리는 경기 성남분당갑은 4·10 총선에서 수도권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힌다.
대권 주자였던 안철수 의원이 지역구 수성에 나선 가운데 '노무현의 오른팔'로 불렸던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여기에 개혁신당에서는 류호정 전 정의당 의원이 '판교 노동자' 이력을 내세우며 가세했다.
분당갑은 성남에서도 보수 지지세가 강한 편이다. 서울 강남에서 이주한 주민이 많고, 판교에는 네이버·카카오 등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이 자리 잡고 있다. 14대 때부터 21대 총선까지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보수 정당 후보가 당선됐다. 지난 대선에선 분당구에서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12.7%포인트 앞섰다.
그렇다고 민주당에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젊은 IT 기업 종사자들이 거주하고 있고 재건축·재개발이 최대 현안인 만큼 '경제'를 앞세우면 승리할 수 있다. 민주당에서 과거 유일하게 당선된 김병관 전 의원도 게임회사 웹젠의 창업자였다.
안 의원의 1호 공약은 재건축이다. 안 의원은 자신이 발의한 '노후 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1기 신도시 선도지구로 분당이 지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인터뷰에서 "분당 판교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건설적인 경쟁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다만 그는 "이광재가 아니라 이재명이 왔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대장동 게이트를 상기시켰다.
이 전 사무총장의 전략도 '경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당에서 분당갑보다 민주당 지지세가 좋은 지역의 출마도 권유했다"면서도 "판교에서 대한민국의 신경제 엔진을 만들고 싶다는 사명으로 분당갑 출마를 고집했다"고 전했다. 그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병욱 의원(분당을)과 함께 트로이카를 이뤄 재개발·재건축을 확실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전 사무총장은 안 의원을 향해 "지긋지긋하게 싸우는 정치는 끝내자"며 "재건축, 교육, 판교 활성화 등을 놓고 토론하자"고 제안했다.
류 전 의원은 "대장동이 위치한 분당은 양당의 극단적 갈등이 실제 삶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시민들이 깊게 느낀 지역"이라며 "제3지대를 선택할 수 있는 유권자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50만명에 육박하는 분당의 행정 수요에 발맞춰 분당구를 '분당시'로, 판교동·삼평동·백현동·운중동 등을 '판교구'로 개편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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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을 김은혜 vs 김병욱
보수 강세 지역서 野 2연승
분당 리빌딩 내세운 김은혜
김병욱 수성 성공할지 관심
경기 성남분당을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입'으로 통했던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가까운 김병욱 의원이 진검 승부를 벌인다.
김 전 수석은 국민의힘 경선에서 김민수 당 대변인을 꺾고 지난달 말 국민의힘 후보로 결정됐다. 김 대변인은 4년 전 총선에서 김 의원에게 2.8%포인트 차로 졌던 인물이다. 국민의힘이 '선수 교체'를 통해 분당을 탈환에 나서게 된 셈이다.
분당을은 김 의원이 20·21대 총선에서 연달아 승리하기 전까지 보수 진영이 강세를 보이던 곳이다.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이 16대 총선부터 내리 3선을 했다.
여전히 보수층이 공고하지만 김 의원이 스윙보터인 중도층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어 만만치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김 의원은 4일 "민주당이 어려운 지역이지만 당이 아닌 김병욱을 믿고 지지해주시는 유권자들에게 보답할 것"이라며 "여의도와 분당을 하루에도 두세 차례 오가면서 의정 활동과 지역 활동을 병행해왔다"고 강조했다.
김 전 수석은 "최근에 주민들을 만나며 '이번엔 꼭 이겨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했다. 그는 "이번에 반드시 승리해서 지난 8년간 (분당에서) 민주당이 집권했을 때와 국민의힘이 분당 주민과 함께했을 때의 차이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곳 역시 승패를 가를 변수는 '재건축 민심'이다. 김 의원은 "1기 신도시 재건축 특별법 통과를 위해 21대 하반기 국토교통위원회로 상임위를 옮겨 법안소위에서 치열하게 싸웠다"며 "여당만 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야당 의원이라도 열정과 추진력이 있다면 얼마든지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해 3선이 되면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이 되겠다"며 "강남을 뛰어넘는 분당 재건축 특별시를 만드는 데 마무리까지 확실히 챙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전 수석은 '분당 리빌딩'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선도지구 지정은 성남시장과 국토교통부 장관이 협의를 거쳐 지정할 수 있다"며 "국회의원이 된다면 '원팀'의 힘으로 재건축 선도지구 지정이 가능한 이유"라고 말했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국민의힘 소속이다. 김 전 수석은 "민주당은 '말로만 재건축'을 외치고 있다. 지난 8년간 안 하고 뭐 했는지 묻고 싶다"며 "민주당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라는 사실상의 이중 과세를 부과하고, 용적률 상승분 대다수를 임대주택으로 내놓으라고 한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위지혜 기자 / 박자경 기자 / 서동철 기자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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