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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일본 증시 불 붙었다는데 엔화 ETF 투자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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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내 최저 수준으로 원화 대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국내 투자자들 중에선 엔화 가치가 중장기적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일본 증시 투자도 늘어나고 있는데 버블 붕괴 이후 최고치를 달려가고 있는 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투자 수요도 있지만 엔화로 미국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수요도 많다. 모두 환차익을 염두에 둔 투자다.

엔화의 경우 올해 초 지진 여파와 미국 금리 반등으로 약세를 보였으나, 2 분기 이후에는 미국 정책금리 인하 및 일본 마이너스 금리 해제 속에 강세 전환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물론 마이너스 금리 해제 이후 일본은행(BOJ)의 추가 정상화는 점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상반기 내에 엔화 강세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4월 이후 일본은행 정책 변경
지난해 말부터 일본은행이 지금의 수익률곡선통제(YCC)정책을 폐기할 것이란 전망이 일각에선 나왔지만 연초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다시 한번 완화적인 일본은행의 입장이 확인됐다. 일본은행의 1월 금융정책결정회합(BOJ 회의) 결과는 기대만큼 완화적이었다.

일본은행은 단기금리를 -0.1%, 장기금리를 ‘10년물 국채금리 0% 정도’로 유지했다. 장단기금리조작도 ‘장기 국채금리 상단 1%를 목표로 하는 수준’으로 유지했다. 자산 매입 규모와 포워드 가이던스도 기존과 동일했다. 물가 안정을 목표로 필요한 시점까지 양적, 질적 금융완화정책을 지속할 계획도 유지했다. 연초 지진 발생 이후 높아진 기대감에 부합하는 결과였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기자회견을 통해 조기 정책 변경에는 회의적이었으나, 궁극적으로 금융 정책을 정상화하고자 하는 의지를 나타냈다. 금융정책 정상화 부작용은 나타날 수 있으나, 목표로 했던 물가 상승률에 도달하면 조치에 나서겠다는 표현을 사용했고, 실질 임금이 당장 마이너스여도 플러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보일 경우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우에다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물가 상승률 2% 실현 가능성을 기존보다 높게 평가하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점에서도 정상화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1월 BOJ 회의 결과에도 불구하고 4월 정책 변경 가능성은 여전히 높게 평가된다”고 전망했다. 3~4월은 일본 중소기업 임금인상 상황 보고와 대부분의 일본 기업 회계연도가 마무리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4월에는 전망 리포트도 함께 공개되는 만큼 정책을 변경할 수 있는 명분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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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도 향후 금융여건은 계속 완화적일 거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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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우에다 총재는 신중함을 유지했으나, 지난해 12월 회의보다 매파적인 모습을 보여줘 물가 목표 달성이 확실해지면 정상화에 나설 뜻을 밝혔고, 마이너스 금리 해제 이후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음을 밝혔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아주 강하진 않았지만 정상화에 대한 시그널은 분명 이전보다 더 뚜렷해져 올해 4~7월경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예탁결제원 세이브로 통계에 따르면 2월 12일까지 한 달간 일본 ETF 순매수 1위는 아이셰어미국채20년이상, 2위는 아이셰어 중장기 미국채, 4위는 아이셰어 3-7년미국채, 7위는 아이셰어 미국 하이일드 회사채일 정도로 엔화를 통한 미국채 투자가 인기를 끌었다. 통상 해외주식에 투자할 때는 해당 국가의 경제가 좋아 그 나라 통화도 강세가 될 것이란 기대로 투자를 하기 때문에 환오픈 투자를 많이 한다.

일본상장 미국채ETF 투자 꾸준
그러나 해외채권의 경우 경제 여건이 좋지 않으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출 것이란 예상을 하기 때문에 환헤지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다. 엔화를 통해 미국채 투자를 하는 일학개미들은 뜨거운 미국 경제가 식으며 이자율이 하락하고 달러화도 절하되지만 상대적으로 엔화는 절상될 것을 예상하는 투자자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증시에도 미국 지수를 기반으로 한 ETF들은 있지만 일학개미들의 후순위에 밀린다. S&P500에 투자하는 ETF는 2563(아이셰어S&P500헤지드 ETF), 2521(니코 리스티드 인덱스 펀드 S&P500) 등이 있다. 나스닥에 투자하는 ETF는 2569, 2845가 있다. 각각 니코자산운용과 넥스트펀드운용에서 나온 상품이다.

한편 4월 BOJ 정책 변경 가능성으로 엔화 가치가 오를 경우 일본 주식 시장 약세로 연결될 수도 있다. 니케이 지수는 이미 12개월 선행 PER이 20배로 높아진 만큼 밸류에이션 부담도 높아졌다. 만약 4월 통화정책 변경으로 엔화 강세와 니케이 지수 하락이 동시에 진행된다면 1571(넥스트펀드 니케이 225지수 인버스 ETF) 투자를 통해 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일본 ETF 중에서 지난해 한국 투자자들이 관심을 많이 가진 ETF는 아이셰어미국채장기채 ETF(2621)였다. 이 ETF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국채장기채ETF(TLT)와 구조는 비슷하지만 일본 증시에 상장되어 있고 환헤지 상품이라는 차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달러화는 약세가 되지만 엔화는 강세가 되는 상황이라면 TLT에 투자할 때는 환손실을 보지만 2621에 투자할 때는 환차익을 볼 수 있다. 이 ETF가 투자수익률이 가장 좋은 경우는 미국채 가격이 오를 때(국채수익률 하락)와 엔화 가치가 올라갈 때이다. 그러나 지난해 10월까지는 미국채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엔화 가치까지 낮아졌기 때문에 지난해 상반기에 투자한 사람들은 거의 손해를 피할 수 없었다. 지난해 11~12월 잠시 국채수익률이 하락하고 100엔의 가치가 920원을 넘어가는 시점엔 잠시 수익률이 반등했으나 2월 들어서는 다시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이 4%를 넘어가고 100엔도 900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수익률이 저조한 상태다.

일본 ETF는 지수형이 대다수
미국채나 지수 이외에도 산업에 투자할 수 있는 ETF도 있다. 그러나 수많은 섹터와 테마형 ETF가 출시되어 있는 한국이나 미국과 달리 일본 ETF 시장은 개수 및 다양성이 그리 크지 않은 상태다. ETF를 통해 일본 산업에 투자하고 싶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

최병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일본에 상장된 대다수 ETF가 대표지수를 추종하며, 이를 제외하고서는 높은 배당을 목표로 하는 인컴형 ETF가 나머지 중 대부분을 차지해 일본 개별 종목이 생소한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는 산업에 투자하기가 어렵다는 얘기다”라며 “최근 들어 산업 및 테마형 ETF가 일본 내 상장되고 있으나 투자자들에게 생소하며 규모 및 개수가 많지 않다는 점이 한계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미국에 상장된 ETF는 3329개, 중국은 891개, 한국은 821개다. 한편 일본은 293개로 상당히 적은 편이다. 그중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 비중이 87%다. 대표지수 ETF를 제외하고 나면 순자산(AUM) 상위 ETF들은 대부분 리츠나 고배당 등 인컴형 ETF로 성장형, 테마형 ETF는 크게 활성화되지 않은 모습이다.

AUM 상위 3위권 ETF는 AUM이 1420억달러인 1306(넥스트펀드 토픽스), 664억달러인 1308(니코토픽스), 658억달러인 1321(넥스트펀드 225)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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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ETF 중에서 AUM이 큰 대표지수 투자 ETF를 선택하려면 토픽스(TOPIX)와 니케이(Nikkei) 지수 산출 방식 차이를 알아야 한다. 토픽스지수는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된 모든 보통주를 대상으로 산출되며 유동주식을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 가중 지수다. 반면 니케이는 주가 가중 지수로 다우존스(Dow Jones)와 유사한 방식으로 주가가 높은 패스트리테일링 등의 종목이 실제 시장 비중에 비해 과대 반영된다.

니케이는 IT가 24.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토픽스는 산업재가 22.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올 들어 지수 상승률은 니케이가 토픽스보다 소폭 높았다.

고배당ETF는 금융·산업재 비중 높아
고배당ETF 중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1577(넥스트펀드 노무라 일본고배당70)이 있다. 섹터 구성은 금융 비중이 26.7%로 토픽스 12.3% 대비 높은 편이다.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섹터는 산업재다. 건화물선, 컨테이너선 등을 운용하는 운송회사인 카와사키 키센, 일본 3대 해운회사의 하나로 미쓰비시 상사 등 일본 전통 대기업 위주로 구성된 ETF라고 할 수 있다. 분기배당을 하며 지난해 배당수익률은 3.4% 정도였다.

대표적인 리츠 ETF로는 1343(넥스트펀드 리츠 인덱스 ETF)이 있다. 배당수익률은 연 3.85% 수준이지만 1년 전에 비해 주가가 오히려 하락했고 니케이225가 계속 상승하던 올해에도 오히려 연초와 비교하면 2.7%가량 주가가 하락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구성 종목들은 부동산 투자신탁 회사 위주로 이뤄져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종목인 니폰빌딩펀드가 6.8%, 재팬리얼에스테이트투자가 5.7%를 차지한다.

지난해부터 일본에서도 반도체업종은 미국 AI 반도체의 수혜를 받으며 주가가 강한 상승을 보였다. 특히 일본 반도체는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소재·부품·장비(소부장)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차지한다. 2644(글로벌X 일본반도체 ETF)는 올 들어서만 17%(2월 12일 기준) 상승했다. 반도체 전공정에 레이저텍(반도체EUV), 도쿄일렉트론(반도체 제조 장비), 스크린홀딩스(반도체 제조장비) 및 후공정 디스코(절삭 그라인더) 및 어드밴테스트(반도체 테스트 시스템) 등 종목들을 주로 포함하고 있다.

최병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반도체 지수 및 ETF 구성에 칩메이커 및 팹리스 종목 비중이 높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해당 ETF가 그를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운용사가 내세우는 장점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엔화 환전이 번거로운 경우에는 한국 증시에서도 일본 반도체에 환오픈으로 투자할 수 있는 ETF를 찾을 수 있다. ARIRANG 일본반도체소부장Solactive, TIGER일본반도체FACTSET, ACE일본반도체 등의 ETF는 3개월 수익률이 30~40%에 달할 정도다.

[김제림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62호 (2024년 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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