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3 (토)

중3이 진품명품 들고 온 할아버지 고서, ‘감정가 10억’ 화엄경이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진품명품에서 감정가 10억원을 받은 불교 경전 필사본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 /K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내 고미술품 가치를 분석하는 KBS 시사·교양 프로그램 ‘TV쇼 진품명품’에 감정가 약 10억원의 불교 경전 필사본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이 등장해 이목을 끌었다. 이 화엄경은 표지와 그림, 글씨에 모두 금이 이용된 데다 국내 유일본이어서 미술사적 가치가 높다고 전문가는 분석했다.

이 같은 화엄경이 소개된 건 지난 3일 방영된 진품명품에서다. 의뢰품 표지에는 ‘대방광불화엄경 제22′라고 적혔다. 표지의 무늬와 글씨는 모두 금으로 이뤄졌다. 출연진이 맨눈으로 의뢰품을 훑는 단계에서부터 “딱 보기에도 눈이 부시다” 등 감탄이 쏟아졌다.

의뢰인은 중학교 3학년 김용옥 군이었다. ‘중학생이 왜 금으로 된 화엄경을 가지고 있냐’는 질문에 김군은 “할아버지께서 오래전부터 소장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글과 그림 모두 금으로 만들어져서 진짜 귀한 거라고 말씀하셨다”며 “이 화엄경에 담긴 글과 그림의 뜻을 알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첩 형식으로 제작된 화엄경을 양옆으로 펼치자, 안쪽의 글과 그림도 온통 금으로 그려진 모습이 드러났다. 김영복 서예 고서 감정위원은 “다 금이 맞는다”며 “금니라고 하는데, 불화의 재료로 금박 가루를 아교풀에 갠 뒤 붓으로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선일보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 표지. '대방광불화엄경제22’라고 적혀 있다. /KBS


김 감정위원에 따르면 통상 이 같은 사경에는 경전의 내용을 알기 쉽게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그림 ‘변상도’와 경전을 옮겨 쓴 ‘경문’이 담긴다. 경문 뒤에는 필사의 목적을 담은 ‘발원문’이 붙는다. 이렇게 표지, 변상도, 경문, 발원문이 모두 담겼을 때 가치가 가장 높게 평가받는다. 다만 김 군이 의뢰한 화엄경에는 발원문이 없다.

이와 관련해 김 감정위원은 “발원문은 없지만, 변상도 수준이 기가 막히다”라며 “변상도에는 화엄경 주본 39품 중 23품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부처가 보리수 아래와 야마천궁을 떠나지 않고 도솔천으로 올라가 보배 궁전으로 나아가는 내용”이라고 했다.

감정가는 10억원으로, 진품명품 역대 감정가 5위에 등극했다. 이는 김 군이 “제가 아는 가장 큰 금액”이라며 예상한 100만원을 훌쩍 넘긴 수준이다.

김 감정위원은 “표지 보관 상태가 좋지 않아 10% 정도 가치가 하락했다. 발원문이 있었다면 가치는 현재의 2배 정도로 높게 평가됐을 것”이라면서도 “국내에서는 유일본이고 국가 차원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 고려 불화로서의 미술사적 가치를 고려했다. 미술사에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저도 오늘 처음 봤다”고도 했다.

김 군은 “할아버지 덕분에 많은 걸 배웠다”며 “할아버지가 지금처럼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셨으면 좋겠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박선민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