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요한 에드스트룀 스웨덴 군 총사령부 합동작전본부장. 지난달 26일 서울 성북동 스웨덴 대사관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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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에 스웨덴 국기가 게양됐다. 지난달 말 헝가리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승인하면서 모든 절차가 마무리됐고, 이날 스웨덴이 정식 회원국으로 신고식을 치렀다. 나토 본부 앞에 서서 스웨덴 국기를 게양한 인물은 칼-요한 에드스트룀 스웨덴 군 총사령부 합동작전본부장.
그가 역사적인 이날 직전 방문한 국가가 있으니, 한국이다. 헝가리 의회 비준을 6시간 앞두고 있던 지난달 26일, 그는 서울 성북구 주한 스웨덴 대사관저에서 중앙일보와 만나 "나토 가입은 스웨덴 국가 안보 역사상 수백년 만의 최대 사건"이라고 감격스러워했다. 중요한 일정을 목전에 두고 한국을 찾은 이유는 뭘까. 그는 "군사 장비 관련 조달 등 다양한 협력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 앞 가입국 국기들. 중앙에 보이는 빈 게양대에 이날 스웨덴의 국기가 게양됐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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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스웨덴 나토 가입의 의미는.
A : "만약 2년 1개월 전에 내게 '나토 가입이 가능할 것 같으냐'고 물었다고 치자. 내 답변은 '그러면 좋겠지만 10년 안에는 안 될 것'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상황이 급변했다. 스웨덴은 국내총생산(GDP)의 단 1%만 국방비로 지출했었는데, 이젠 두 배가 됐고 2026년까지도 계속 증액 계획이 수립돼있다. 지척에 있는 러시아에서, 민주주의와 자유의 가치를 유럽과 공유하는 우크라이나를 꼭 2년 전(2022년 2월 24일) 침공한 것은 큰 충격을 안겼다."
이로써 러시아와 발트해를 두고 국경을 마주한 스웨덴과 핀란드가 모두 나토 가입국이 됐다. 이는 나토로 대변되는 미국과 유럽의 연대가 러시아에 마지노선을 친 것과 같은 의미다. 나토의 32번째 회원국이 된 스웨덴은 중립국 지위를 포기한 대신 안보의 연대를 얻었다.
스웨덴에도 나토에도 윈-윈이란 분석도 나온다. "나토 가입은 스웨덴에 자국 안보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줬다"(영국 이코노미스트),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나토에 회의적이던 목소리도 침묵시키는 의미가 있다"(미국의 외교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는 평가가 나온다.
스웨덴 공군 전투기가 이륙하는 지난해의 이 사진을 AP 등 외신은 스웨덴의 나토 가입 뉴스를 보도하며 일제히 내보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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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바쁜 시간을 쪼개 방한한 이유는. 군사 장비 및 포탄 등 협력 때문인가.
A : "판문점 중립국감독위원회의 스웨덴 대표부의 장병들과 한국 및 유엔군사령부의 파트너를 만나는 게 최우선순위였다. 한국은 스웨덴에 여러모로 중요하다. 스웨덴은 유럽뿐 아니라, 인도ㆍ태평양 지역의 군사 안보와도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하는데, 그 주요 축이 한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안보가 복잡다단해지는 상황에선 대서양의 유럽과 미국, 인도ㆍ태평양의 동북아와 미국을 연결하는 연대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Q : 방위산업 관련 협력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A : "이번 방한 중 한국군 카운터파트들을 만나면서 방위산업 관련 협의도 했다. 여러 단계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지금 말할 수 있는 건 그 결과 양국 간 협력은 더 강화할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의 군사 및 방산에 대한 나의 믿음은 두텁다."
Q : 구체적으로 어떤 방산 협력인가.
A : "군사 레이더부터 잠수함 등 다양한 흥미로운 협력이 진행 중이라고만 말하겠다(웃음)."
칼-요한 에드스트룀 스웨덴 총사령부 합동작전본부장은 나토 가입을 "숙원이었던 꿈이 이뤄진 것"이라고 표현했다. 전민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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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한국은 북한, 스웨덴은 러시아와 이웃이라는 점에서 교류의 폭과 깊이가 중요한데.
A :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도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다. 여기에다 계속되는 북한의 과격한 언사에 익숙해져서 무감각해지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스웨덴 역시 러시아의 군사 공격에 취약한 근거리다. 동맹과 파트너십으로 연대하되, 스스로 안보 독립을 이루는 것도 중요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준 교훈이다. 그 밖에도 스웨덴과 한국은 군사 교류를 이미 깊이 해오고 있다. 스웨덴군은 중립국감독위에 파병을 하고 있고, 이번 방한에서 주요 일정이 그들을 만나 격려하는 일이었다. 한국군 역시 스웨덴에 무관을 파견해 교류를 해오고 있다. 스웨덴에 온 한국 무관은 스웨덴어까지 배우는 등, 열정이 대단하더라."
Q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나토에 대해 "돈을 안 내면 러시아 침공 독려하겠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A : "이렇게만 말하겠다. 대서양을 마주한 (미국과 유럽 간) 동맹은 더이상 강조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그러나 거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연대를 강화하는 노력을 서로가 해야 한다. 아까 언급했듯 스웨덴도 국방비 증액 등의 노력을 실제로 행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지원 역시 300억 (스웨덴) 크로나(약 3조 8000억원)을 군사 장비뿐 아니라 교육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할 계획이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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