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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얼마 안 되는 푼돈, 부담 없이 투자할 곳 없나요?" [중·꺾·마+: 중년 꺾이지 않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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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재취업 : <1> 투자와 '꿀잠', 동시에 잡는 법

편집자주

인생 황금기라는 40~50대 중년기지만, 크고 작은 고민도 적지 않은 시기다. 중년들의 고민을 직접 듣고, 전문가들이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내가 쉴 때도 돈은 일하도록
신중한 선택 뒤 기다림 필요
유행만 좇는 우를 범하지 않길
한국일보

지난 2월 26일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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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좀 될 만한 주식 몇 종목 추천해 줘!!” 지인 한모(49)씨가 저녁 식사 자리에서 이렇게 물어왔다. 이 정도는 늘 나오는 질문. 그런데 이번엔 좀 더 구체적으로 공략(?)한다. 이차전지 관련 주식은 앞으로 계속 떨어질까? AI 산업이 발전할수록 호황을 누리는 것은 반도체 산업이라는데… 상대적으로 침체기인 국내 증시 부양을 위해 정부가 밸류에이션 업 프로그램을 도입하면 주주 환원 정책에 충실한 회사의 주가 상승이 기대되지 않을까?

질문이 사뭇 진지해졌길래, 최근 시장에서 '핫'한 몇 개 회사에 대해 이야기하며 분위기를 맞췄다. 다만 ‘반도체는 A사 B사, 밸류업은 C사 D사가 좋으니 주가가 조금 주춤할 때 매수해라‘는 식의 답은 하지 않았으니 한씨가 원하는 ‘족집게식 과외’는 이뤄지지 않았다.

한씨는 다시 ‘얼마 안 되는 푼돈‘이라며 부담 갖지 말고 얘기해 보라며 채근한다. 하지만 ‘푼돈’으로 큰돈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왜 없겠으며, 뻔한 살림살이에 여윳돈 좀 만들어 보자는 심정을 왜 모르겠나. 그러나 은퇴 및 노년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에 유행과 시장을 좇는 ‘메뚜기식 투자’는 성공하기 어려울뿐더러 자칫 위험할 수도 있다.

“당신이 잠자는 동안에도 돈이 일하는(수입이 생기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당신은 죽을 때까지 일해야 한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어록 중 하나다. 주식 투자는 잠자는 동안에도 돈이 일을 하도록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주식 투자는 부동산과 다르게 보유세가 없으며, 이익이 꾸준한 회사는 분기별, 연말 등에 배당금까지 준다. 또 중장기로 회사의 수익이 좋아지면 주가 상승으로 시세차익까지 발생한다.

하지만 앞선 한씨처럼 ‘핫한 업종’만 쫓는다면 잠을 자기는커녕 돈과 함께 24시간 일해야 할 처지에 몰린다. 매일매일 시장 동향이 궁금한 나머지 불안한 밤을 보낼 것이기 때문이다. 편안한 밤이 없으니, 심지어 수명 단축에 영향을 줄지도 모르겠다.

편안한 투자를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하나는 신중하게 투자 회사를 선택하는 것, 그리고 더 중요한 인내의 시간이다. 먼저 회사를 선택할 때는 △사업 내용이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 명료해야 하고 △재무 건전성이 뛰어나며 △필수소비재 및 건강 관련 회사 등이 유리하다. 오랜 자본시장 역사를 지닌 미국 시장을 보자. 1957~2012년 미국의 S&P500지수의 수익률 20대 종목은 <표>와 같다.
한국일보

SP500지수 수익률.


그런데 눈에 띄는 점은 주가가 초고속으로 질주했거나 시장에서 크게 유행해 주목받았던 적 없는, 소위 ’지루하고 재미없는 회사‘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또 필수소비재와 건강 관련 업종이 대부분이다. 특히 IBM, AT&T 등 한때 주식 시장을 뒤흔들었던 회사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 의외다.

이번엔 국내 시장으로 눈을 돌려 KT&G, 오뚜기, 삼양식품, 유한양행 등 비슷한 상장사의 지난 20년간(2002년 1월~2020년 1월) 수익률을 살펴보자. 단순하게 가격만 봐도 20년 동안 KT&G는 5배(최고 8.5배), 삼양식품은 21배(최고 28배), 오뚜기 24배(최고 77배), 유한양행은 10배(최고 12배)가 상승했다. 여기에 매년 받는 현금배당(주식배당 포함)을 재투자했다면 실제 수익률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그런데 여기에서 더 주목할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20년 전에 KT&G와 오뚜기에 각각 3,000만 원씩 매수 후 재투자를 했다면 2022년 기준 매년 KT&G에서는 약 1,500만 원, 오뚜기에서는 약 1,800만 원씩 배당금이 지급되는데, 주가 상승을 제외하고도 매년 최초 원금 대비 50~60%가 넘는 현금이 생긴다는 점이다. 뒤집어 이야기하면 앞으로 20년 후를 대비해 이런 회사 2~3곳에 3,000만 원씩 투자한다면 매년 3,000만~5,000만 원 정도의 노후 자금을 연금처럼 마련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수익성은 높은데, 자극적인 오르내림이 없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지 못하고 저평가되는 기업이 적지 않다. 이런 기업의 주식을 사서 배당금으로 재투자까지 하면 장기 수익률은 높아지고 배당금으로 연금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전략이 주목받지 못하는 이유는? 긴 시간이 필요해 지루하고 재미없기 때문이다. 물론 회사 오너가 아닌 이상 한 주식을 팔지 않고 끝까지 보유하긴 어렵지만, 최소 5~10년 장기 투자의 편안함과 연금효과까지 누리는 것이 현명한 투자다.

비슷한 얘기가 있다. 동네에서 서로 이웃으로 지내던 두 사람 중 A는 논밭을 팔아 서울 변두리를 돌며 집 장사를 하면서 돈을 많이 벌었다. 대신 아이들은 학교를 종종 옮겨야 했다. 결국 사업한 돈을 모아 강남 아파트 입성을 마지막으로 투자 인생을 종료하고 보니, 옆집에 살던 B는 그동안 꾸준히 땅값이 올라 100억 원짜리 상가를 올렸다는 것이다. 다람쥐가 아무리 촐랑대도 궁둥이 무거운 곰을 이기기 어렵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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