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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5 (월)

예쁘면 행복할까? [인문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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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편집자주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면서 신발 끈을 묶는 아침. 바쁨과 경쟁으로 다급해지는 마음을 성인들과 선현들의 따뜻하고 심오한 깨달음으로 달래본다.
한국일보

하나님의 개시를 받고 있는 아브라함과 사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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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사라는 아름답기로 유명했다. 남편인 아브라함은 꽤 부자였기에 남부럽지 않게 살 법한 여인이었다.

예쁘면 행복할까? 사라에게는 미모가 독이었다. 창세기에 의하면 사라는 늘 천막에 기거했다. 예쁜 아내에게 남자들이 눈독 들이는 게 남편은 싫었나 보다. 미모 때문에 그녀는 여행이 공포가 되었다. 낯선 곳에 가면 남편이 자기를 아내가 아니라 누이라고 사람들에게 속이기 일쑤였다. 자기를 죽이고 예쁜 아내를 데려갈까 봐 무서워서 그랬다고 한다. 실제로 사라는 낯선 남자들에게 잡혀갔고 남편은 자기가 죽을까 봐 두려워 이를 방관했다. 그리고 사라는 성폭행의 위기에 처한다. 이런 끔찍한 일이 두 번이나 있었다. 남편은 신앙이 좋기로 유명해서 별명이 '믿음의 조상'인데 말이다.

여자의 역사적 사명은 아들을 낳는 것이라는 원시 전통은 사라의 결혼 생활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었다. 아들을 낳지 못하자 결국 자기 손으로 여종을 데려다가 남편의 잠자리로 데려가야 했기 때문이다. 그 여종은 아들을 낳았고, 이후 집 안의 공기는 냉랭했다. 나중에 사라는 가까스로 아들을 낳았고 여종과 그의 아들을 집에서 쫓아냈다.

역설이다. 사람이 아름답다고 사랑받는 것이 아니다. 더욱이 사람이 믿음이 좋다고 해서 믿을 만한 것이 아니었다. 이 원수 같은 남편이 제정신인지, 하루는 아들 이삭을 제물로 바치겠다고 산으로 데리고 올라간 것이 아닌가. 다행히 아들이 목숨을 잃지는 않았다. 사라가 인생 최악의 악몽을 겪어서인지, 이후 성서는 그녀가 죽었다고 기록한다. 예쁘지만 거친 인생이었다. 아름답다고 칭송받았지만, 무척 외로운 인생을 살았다.

반면 매우 주목할 만한 기록이 있다. 그녀의 덕이 유일하게 언급된 것은 그녀가 죽고 난 후였다. "이삭이 리브가를 인도하여 그의 어머니 사라의 장막으로 들이고 그를 맞이하여 아내로 삼고 사랑하였으니 이삭이 그의 어머니를 장례한 후에 위로를 얻었더라"(창세기 24:67).

아들의 애잔한 그리움 속에 사라가 진정 누구였는지 그 마지막 획이 잘 그어져 다행이다. 이 한 구절이, 사라가 아내로서 우주 안에서는 보잘것없는 여인이었지만, 그녀는 만인의 연인 '어머니'였다고 전한다.

'사라'는 인기 있는 이름이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이름 상위 10위 안에 항상 있었다(1978-2002). 이것도 역설이다. 딸을 낳으면 예뻐지기를 바라면서 이름을 사라로 지어준 것 같은데. 인생이 사라와 같지는 않기를.
한국일보

기민석 목사·한국침례신학대 구약성서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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