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6 (화)

이슈 연금과 보험

"수익률 높여야 수수료 더 받아"…은행권 '퇴직연금' 집중 공략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은행권 퇴직연금 적립금 현황/그래픽=임종철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은행권이 200조원 규모 퇴직연금 시장의 경쟁력 강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ELS(주가연계증권) 판매가 중단되며 수수료수익 증가에 제동이 걸리자 퇴직연금 수수료가 대안이 되고 있다. 올 4월부터 퇴직연금 수수료에 수익률이 연동되면서 수익률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전체 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난해 말 기준 총 198조479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말(170조8255억원)에 견줘 27조2224억원(15.9%) 늘어난 수치다. 전년 성장폭(21조1012억원, 14.1%)을 상회하며 2년 새 5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은행권에서는 올해 들어 200조원에 진입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은행권은 특히 오는 4월 퇴직연금 수수료에 개인형 퇴직연금(IRP)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의 성과를 연동하는 제도 시행을 앞두고 퇴직연금 부문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연금 수익률이 높으면 수수료를 더 많이 취하고, 반대로 부진하면 수수료를 덜 받는 식이다.

은행권 퇴직연금 적립금의 90.1%(178조4573억원)은 여전히 예금 등 원금보장형 상품이다. 지난해까지 고금리가 지속되며 예금만으로 충분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던 데다가 은행을 찾는 소비자들의 투자 성향이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예금금리가 하락하고 수수료 성과 연동제 시행으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투자 상품 출시와 영업 확대에 나섰다. 가입자 은퇴시점에 맞게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알아서 조절해주는 TDF(타깃데이트펀드)가 대표적이다. 고위험상품이지만 은퇴시점이 가까울수록 채권 투자 비중을 높여 리스크를 줄이는 방식이다.

특히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 IRP 가입자를 대상으로 상품권 제공 등 이벤트를 일제히 진행하며 고객 유치 경쟁에 나섰다.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4대 시중은행 퇴직연금 가운데 IRP 잔액은 지난해말 기준 41조8571억원으로 전년말대비 9조5538억원 늘어났다. 확정급여(DB)형 증가액 4조8419억원이나 확정기여(DC)형 5조9823억원보다 크게 앞섰다. 4대 시중은행의 원리금 비보장 상품 비율도 11.9%로 전체 은행권(9.9%)보다 높아졌다.

대형은행 관계자는 "올해 예금금리 하락이 전망되는 만큼 수익률이 높은 실적배당형(원리금 비보장형) 상품을 찾는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은행을 찾는 소비자의 특성상 안정성을 추구하므로 고객에게 실적배당형의 필요성과 안정성 사이에서 절충점을 잘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퇴직연금은 수수료 수익만 아니라 기업영업으로도 이어지는 것도 놓칠 수 없는 이유다. 개인형IRP 가입자가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근로자가 속한 기업을 통해 가입하는 DB형과 DC형의 비중이 더 높다. 주거래 은행으로 계좌를 개설하고 퇴직연금 가입도 유도할 수 있다. 여수신 확보와 함께 연금 운용 및 자산관리 수수료도 더할 수 있는 셈이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