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 고지 눈앞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주 급등해 8000만원대로 올라섰다. 2021년 말 급등랠리의 닮은 꼴로 '1억원 고지'가 멀지 않았다는 기대감과 함께 투기적 수요로 인한 비정상적 상황이란 우려가 상존한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3일 오후 1시10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8263만원으로 전일 대비 0.37% 내렸다. 전주 대비로는 20.24% 올랐고, 1년 전 대비로는 177.68% 상승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26일 6800만원대에서 27일 7500만원대로 올라서며 단숨에 7000만원선을 뛰어넘었다. 28~29일 이틀 연속 상승세를 지속해 최고 8300만원 수준까지 올라섰다. 2021년 11월 기록했던 역대 최고가를 깬 것이다. 다만 3월 들어서는 숨고르기에 나서며 8000만원 초반대에서 좁은 횡보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이 계속 유입되는 것으로 관측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K33 리서치를 인용해 블랙록자산운용 등 11개 펀드가 보유한 비트코인 현물은 현재 30만3000개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180억달러(약 24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전체 비트코인 공급량의 1.5%에 해당한다.
4월 반감기 이슈는 상반기 가격을 받쳐주는 호재다. 오는 4월에는 비트코인의 블록당 채굴 보상이 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4년 만에 도래할 예정이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반감기까지 남은 블록은 7083개다. 반감기에 비트코인 채굴 보상은 오는 4월부터 블록당 3.125개(현재 6.25개)로 줄어든다. 공급이 줄어들 경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비트코인 가격이 6월 1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올해 1월에는 본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이 15만달러(2억원)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더 높은 가격을 전망하기도 했다. 그는 2019년부터 비트코인 낙관론과 함께 미국 증시 하락을 점쳐왔다. 블록체인 회사인 스웜의 공동 창업자인 티모 레헤스는 FT에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토큰으로 더 많은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기간의 이런 상승세는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포모(Fomo)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포모는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뜻하는 'Fear of Missing Out'의 앞글자를 딴 말이다.
반대로 가상자산 시장에 '거품'이 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기관의 시장 인프라 및 결제 담당 사무총장인 울리히 빈드자일과 고문인 유르겐 샤프는 지난달 22일 유럽중앙은행(ECB)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디지털 화폐가 사회와 환경 모두에 위험을 안겨준다"는 오랜 견해를 재차 강조했다. 이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의 승인으로 비트코인 투자가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며 이전 랠리는 멈출 수 없는 '승리의 증거'라는 주장들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비트코인의 공정가치는 여전히 제로(0)"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저금리 기조로 인한 위험자산 선호현상과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투기의 '연료'인 대규모 자금 유입을 촉발했고, 이로써 가격 거품이 발생했다는 논지다. 이들은 "투기 거품은 비트코인 로비의 효율성을 보여준다"며 "당국이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자금세탁과 사이버·기타 범죄, 경제관념이 부족한 이들의 재정적 손실 등으로부터 사회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아직 실행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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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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