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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거래정지'에 묶인 71개 기업들…증시 힘 빼는 기업 퇴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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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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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상장사들에 대한 거래정지 상태가 수년씩 늘어지면서 8조 원이 넘는 자금이 시장에 묶인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나치게 긴 거래정지 기간이 증시 활력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상장폐지 절차 개선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감사보고서 의견거절, 자본잠식 등으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으나 개선기간이 부여돼 거래정지 상태에 놓인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상장사는 71개 사로(유가증권시장 17개사·코스닥 54개사) 집계됐습니다.

이들의 시가총액 규모는 8조 2천144억 원에 달합니다.

주성코퍼레이션(2020년 3월 거래정지), 청호ICT(2021년 3월 거래정지), 코스닥시장에서 아리온(2020년 3월 거래정지), 이큐셀(2020년 3월 거래정지) 등 회사가 3∼4년 가까이 거래정지된 상태입니다.

거래소는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고 바로 상장폐지를 시키는 게 아니고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를 면밀히 거쳐 증시에서의 퇴출 여부를 최종 결정합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2심제(기업심사위원회→상장공시위원회), 코스닥시장에선 3심제(기업심사위원회→1차 시장위원회→2차 시장위원회)로 실질 심사가 이뤄집니다.

거래소는 심사 과정에서 회사 재무 건전성 등을 개선할 수 있는 기간을 부여합니다.

문제는 이 개선 기간이 현재 코스피는 최장 4년, 코스닥은 2년에 달하면서 투자자들의 자금이 장기간 묶이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투자자들이 해당 종목에서 털고 나갈 수도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입니다.

부실기업을 방치할 경우 자칫 주가 부양이나 머니 게임 등에 휩쓸리면서 전체 시장 건전성을 흐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에 금융당국은 코스피 상장사의 상장폐지 절차에 소요되는 기간을 최장 4년에서 2년으로, 코스닥 상장폐지 절차를 현재 3심제에서 2심제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거래정지 기업에 과도하게 묶인 자금이 새로운 기업에 투자돼야 증시 전반의 활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상장폐지 절차 단축과 함께 상장 유지 요건 강화도 같이 들여다볼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상장폐지 기간이나 절차를 단축하는 것은 올해 추진할 주요 내용으로 보고 있고, 상장폐지 요건 개선도 같이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코스피·코스닥시장에서는 ▲ 정기보고서 미제출 ▲ 감사인 의견 미달 ▲ 자본잠식 ▲ 거래량 미달 ▲ 지배구조 미달 ▲ 매출액 미달 ▲ 시가총액 미달 등과 관련한 기준을 상장폐지 요건으로 두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2년 연속자본잠식률 50% 이상이거나 2년 연속 매출액 50억 원 미만.

시가총액 50억 원 미달이 30일간 지속돼 관리종목 지정 후 90일 내 해당 사유가 해소되지 않은 경우라면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합니다.

그간 시장에서 이러한 요건들이 너무 느슨하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일부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연합뉴스)

안상우 기자 as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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